29일 대표 종가 1446.7원···30일 장 초반 1442.5원으로 추가 하락연준 3.50~3.75% 동결···3명 인상 주장에도 달러는 약세 전환한은 "정책·인플레 불확실성 확대"···장기금리·유가 반등 경계

원·달러 환율이 1450원선을 깨고 내려온 데 이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도 추가 하락 재료로 소화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명의 인상 소수의견에도 정책금리를 동결했고 케빈 워시 의장이 실제 인상 필요성을 강하게 시사하지 않으면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영향이다.
다만 미국 장기금리와 국제유가는 급등해 1450원 아래 안착 여부는 연준 정책에 대한 신뢰와 국내 달러 공급의 지속성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기준 1442.5원으로 전날 오후 3시 30분 주간 대표 종가보다 4.2원 내렸다. 간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441.5원에 최종 호가됐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주간 대표 종가 기준 15.8원 내린 1446.7원에 거래를 마쳤다. 7월 1일 대표 종가 1554.9원과 비교하면 108.2원 낮다. 환율은 지난 8일 처음 1500원을 밑돈 뒤 9~13일 1500원대로 되돌아갔지만 14일부터 다시 1400원대로 내려왔고, 29일에는 이 두 번째 하락 구간에서 처음 1450원선까지 하회했다.
연준은 29일 현지시간 FOMC에서 정책금리 목표범위를 연 3.50~3.75%로 유지했다. 표결은 9대3으로 갈렸으며 베스 해먹, 닐 카시카리, 로리 로건 위원은 0.25%포인트(p) 인상을 주장했다. 연준은 경제활동이 견조한 속도로 확장하고 있지만 에너지를 포함한 공급 충격의 영향으로 물가가 2% 목표보다 높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결정만 보면 매파적 색채가 짙었지만 시장은 워시 의장의 기자회견을 상대적으로 완화적으로 받아들였다. 워시 의장은 물가 목표가 2%라는 점을 재확인하면서도 향후 금리 인상 시점과 조건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이에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4.26%에서 4.24%로 내린 반면 10년물 금리는 4.61%에서 4.68%로 올랐다. 단기 정책금리 인상 기대는 낮아졌지만 장기 인플레이션과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부담은 커진 셈이다.
해외 투자은행(IB)의 평가도 이 지점에서 엇갈렸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가 발표한 '7월 FOMC 회의 결과에 대한 시장참가자들의 평가 및 금융시장 반응' 보고서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이번 결정을 예상보다 완화적인 동결로 봤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연준이 물가 대응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아 정책 신뢰도가 약해지고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JP모건도 정책결정문에 물가 안정을 달성할 구체적인 설명이 빠진 점을 예상 밖으로 꼽았다.
한국은행도 정책 방향보다 불확실성 확대에 무게를 뒀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워시 의장이 물가 안정 의지를 표명했지만 향후 정책 방향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시그널을 전달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연준 통화정책과 인플레이션 향방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장기금리가 큰 폭 상승했다"며 "대내외 위험의 국내 금융·경제 영향을 각별한 경계감을 갖고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환율 하락을 이끈 국내 수급도 당분간 핵심 변수다. 7월 중순 이후 수출업체 네고와 조선사의 선물환 매도, SK하이닉스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관련 달러 공급 기대가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에 따른 달러 수요를 상당 부분 상쇄했다. 한국은행의 7월 기준금리 인상과 2분기 성장률 반등도 원화에 우호적인 재료로 작용했다.
다만 1450원 하회가 곧바로 새로운 균형 환율의 정착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전날 브렌트유는 중동의 군사적 긴장이 다시 높아지면서 7.3% 오른 배럴당 88.09달러에 마감했다. 유가 상승과 수입업체 결제 수요, 외국인 주식자금 유출이 겹치거나 월말 네고와 ADR 관련 공급 기대가 약해지면 환율의 하단이 다시 높아질 수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출과 기업의 환전 수요 등 국내 외환시장 수급이 개선된 만큼 당분간 원화 방향은 국내 성장 흐름과 수급 여건에 좌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문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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