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자회사 실적개선 및 디지털 경쟁력 강화K-ICS 비율·보험손익 하락, 건전성 관리 필요애큐온 인수로 자본 관리에 부담 증가 전망
한화그룹 금융계열사를 이끌어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부회장으로 전격 승진하며 '한화 금융 2.0' 시대를 본격화했다. 공격적인 글로벌 인수합병(M&A)과 디지털·AI(인공지능) 혁신을 앞세워 한화생명의 해외 영토를 확장하고 종합금융그룹으로의 체질 개선을 이끌어낸 공로다. 다만 추락한 보험 본업의 수익성 회복과 자본 건전성 개선, 1조 원 대형 인수에 따른 자본 부담 관리 등은 '김동원 부회장 체제'가 즉각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글로벌 금융 밑그림 그린 김동원···해외사업·AI 성과 '가시화'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지난 30일 주요 경영진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했으며 1일부터 부회장 업무를 시작했다.
김 부회장은 한화그룹 금융부문의 글로벌 전략을 주도하며 공격적인 M&A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혀왔다. 지난해 6월 인도네시아 노부은행 지분 40%를 인수한 데 이어 7월에는 미국 금융지주사 넥서스 클리어링 지분 75%를 확보하며 보험 중심의 사업 구조를 종합 금융그룹 체제로 확장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한화생명은 현재 동남아와 미국을 중심으로 현지화 전략과 종합 금융 라이선스 확보, 디지털 금융 서비스 확대를 병행하고 있다. 방카슈랑스 시너지 확대와 현지 맞춤형 상품 개발, 모바일 금융 플랫폼 고도화를 통해 해외 사업을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중동 시장 역시 중장기 성장 거점으로 검토하고 있다.
해외 사업 성과도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화생명 IR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해외 보험부문 당기순이익은 210억원으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법인이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베트남 법인은 500억원, 인도네시아 법인은 8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리포손해보험은 118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해외 비보험 부문 역시 성장세를 이어갔다. 해외 비보험 부문 당기순이익은 240억원으로 노부은행이 130억원, 미국 금융사 넥서스 클리어링이 110억원의 순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해외 자회사 실적 개선에 힘입어 한화생명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3816억원으로 전년 동기(2960억원)보다 29% 증가했다.
김 부회장은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최근 한화금융 계열사인 한화투자증권은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지분 약 6000억원어치를 추가로 취득하며 보유 지분율을 기존 5.94%에서 9.84%로 확대했다.
아울러 한화생명 AI연구소는 지난해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HAI)와 함께 세계 금융 AI 학회 'ICAIF 2025'에서 공동 연구 성과를 발표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업계 최초로 생성형 AI를 활용해 개발한 'AI STS(Sales Training Solution)'와 'AI 번역' 서비스는 실제 영업 현장과 고객 상담에 적용돼 생산성과 상담 품질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디지털과 AI를 미래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삼고 2026년에도 관련 투자와 실행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며 "그동안 축적해 온 AI 기술과 데이터 역량을 바탕으로 고객 접점에서는 보다 개인화된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고 영업 현장에서는 설계사의 전문성과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본업 수익성·건전성은 숙제···애큐온 인수도 자본 부담 변수
반면 보험 본업의 경쟁력과 자본 건전성은 김 부회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한화생명의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보험손익은 624억원으로 전년 동기 1042억원보다 약 40.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빅3 보험사인 삼성생명(2565억원), 교보생명(1848억원)과도 격차가 났으며 신한라이프(1613억원)와도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건전성 지표 역시 주요 생명보험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 1분기 경과조치 후 지급여력(K-ICS) 비율은 162.1%로 삼성생명(209.9%), 교보생명(214.2%), 신한라이프(201.1%), 농협생명(374.6%)을 모두 밑돌았다.
금융당국 권고치인 130%는 웃돌지만 향후 기본자본 중심의 건전성 규제가 강화되는 만큼 자본의 질을 높이는 작업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화생명의 기본자본비율은 60.2%로 주요 생보사 가운데 가장 낮다. 금융당국은 기본자본비율 50% 미만이면 적기시정조치 대상에 포함하고 80% 수준을 권고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 애큐온캐피탈 인수도 향후 자본 관리의 변수로 꼽힌다. 한화생명은 최근 글로벌 사모펀드 EQT파트너스가 진행한 애큐온캐피탈 매각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거래 대상은 EQT가 보유한 애큐온캐피탈 지분 96.06%이며 애큐온캐피탈이 애큐온저축은행을 100% 보유하고 있어 거래가 성사되면 캐피탈과 저축은행을 동시에 편입하게 된다.
시장에서는 거래 규모를 1조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애큐온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 59억원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인수 구조에 따라 추가 자본 투입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자본 부담을 어떻게 관리할지가 주목된다.
배당 재개 여부도 과제로 남아 있다. 한화생명은 2023년 결산 배당 이후 배당을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부담이 큰 영향이다. 금융당국은 K-ICS 비율이 일정 수준 이상인 보험사에 한해 준비금을 80%만 적립하도록 완화한 가운데 해당 기준은 170%다. 한화생명의 올해 1분기 K-ICS 비율은 162.1%로 기준에 미치지 못해 준비금을 100% 적립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김 부회장이 글로벌 사업 확대와 디지털 혁신을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한 만큼 앞으로는 보험 본업의 수익성과 자본 건전성을 동시에 끌어올려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최대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보장성 중심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면서 손해율, 해지율 등 핵심 수익성 지표 관리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안정적 보험손익 기반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라며 "공동재보험 등 재보험 활용 확대, ALM관리 강화를 통한 듀레이션갭 관리, 보험위험 내부모형 승인제도 준비 등 자체적인 자본관리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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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진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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