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외 거래 확대 논의 중단시장 급변동 위험 부담 가중전문가, 시장 안정성 최우선 주문
오는 9월 예정됐던 상장지수펀드(ETF)의 '애프터마켓'(오후 4~8시) 거래가 사실상 무기한 연기됐다. 최근 레버리지 ETF를 둘러싼 시장 비판이 거센 데다 관련 규제가 시행된 만큼, 자산운용업계가 ETF 시간 외 거래에 큰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산운용사 사장단은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단일종목 레버리지 자율대응 긴급회의에서 애프터마켓 ETF 거래 도입을 당분간 유예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회의에는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을 비롯해 주요 자산운용사 대표 8명과 증권사 유동성공급자(LP) 담당 임원 8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9월 애프터마켓 개장과 함께 ETF 거래도 함께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실제로 해외 주요 거래소에서도 거래 시간 연장과 더불어 ETF 시간 외 거래 시행을 위한 준비작업에 돌입했다. 뉴욕증권거래소는 상장지수펀드(ETF) 등 일부 종목의 거래 시간을 최대 22시간까지 늘리는 안에 대해 2025년 2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을 받았으며 올해 말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도 내년 상반기 야간거래소 'LSE24'(평일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50분)를 출범하며 이에 따라 ETF 등 상장지수상품(ETP)의 거래가 가능해진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31일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LP를 운용한다는 전제만 있다면 자산운용사들은 애프터마켓에 ETF를 상장해 운용할지에 대한 재량권이 있다"면서 "단 자산운용사로부터 애프터마켓 ETF 상장 여부와 관련해 현재 공식적으로 통보를 받은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김용진 서강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도 "자산운용사 입장에서는 애프터마켓 ETF 상장 및 거래를 위해 투입해야 할 인력과 인프라 비용이 많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변동성이 크다는 리스크도 있기 때문에 선뜻 나서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자산운용업계는 최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시장 변동성을 키운 주범으로 지목된 만큼 ETF 거래 확대에 큰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애프터마켓에 ETF를 상장하게 되면 시장의 변동성에 대한 지적이 또 나올 수 있어 업계가 조심하는 분위기"라며 "한국거래소가 처음 운영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원활한 거래와 관리가 이뤄질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iNAV(실시간 추정순자산가치) 산출과 관련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iNAV는 ETF 가격이 실제 자산 가치와 어느 정도 차이를 나타내는지 알 수 있는 지표다. 업계에 따르면 애프터마켓 운영 시간에도 이를 안정적으로 산출·제공할 기관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iNAV가 없다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깜깜이 매매'를 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향후 애프터마켓의 시장 변동성이 안정화되는 시점을 ETF 상장 적기로 보고 있다.
윤선중 동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레버리지 ETF 등으로 인해 시장 변동성이 너무 큰 상황에서 애프터마켓에 ETF까지 거래되면 개별 주식에 대한 거래 또한 늘어날 우려가 있다"며 "시장 변동성이 줄어든 상황에서 상장하는 것이 적절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노영현 기자
nogoon@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