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코스피 변동성이 커지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의 급등락이 반복되면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증시를 흔드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홍콩 등 해외 시장으로 나가던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수요를 국내로 환류시키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상품이 오히려 변동성을 증폭시키고 투자자를 위험에 노출시키고 있다는 비판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논란의 중심에 선 이유는 자금 유입 규모와 종목 쏠림이 단기간에 과도하게 집중된 데에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 ETF가 5월 말 상장된 이후, 6월 중순까지 레버리지 상품에 8조원대의 개인투자자 자금이 몰렸다. 이미 반도체 업황과 환율·글로벌 증시 요인으로 등락이 잦았던 두 종목에 2배 레버리지 구조를 가진 ETF가 더해지면서, 헤지·리밸런싱·괴리율 관리까지 포함된 복합 매매가 특정 시간대에 집중된 것이다. 시장 참여자들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증시를 흔든다'고 느낄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진 셈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위험을 이해하려면 상품 구조를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레버리지 ETF의 대표적 특징은 '음의 복리 효과'이다. 기초종목 주가가 오르내림을 반복할 경우, 2배 레버리지 ETF의 순자산가치(NAV)는 실제 주가 하락폭보다 더 크게 떨어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보유 기간이 길어질수록 변동성이 누적돼 기초주가는 제자리여도 레버리지 ETF에서는 의미 있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레버리지 ETF는 원래 장기투자 상품이 아니라 단기·전술적 트레이딩 도구로 설계된 상품이다. 그러나 국내 개인투자자 상당수는 이런 구조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좋은 종목을 2배로 들고 있으면 더 빨리 부자가 된다'는 식의 기대를 갖고 레버리지 ETF를 장기 보유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구조적 손실 가능성을 내재한 위험한 투자 행태이다.
또한, 단일 종목에 대한 쏠림과 헤지 구조도 문제이다. 기본적으로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을 두 배로 추종하기 위해, 현물·선물·스왑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포지션을 유지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처럼 이미 시가총액과 지수 비중이 큰 종목에 레버리지 ETF가 추가되면, 기초주식·선물·파생상품 시장에 레버리지 포지션이 겹겹이 쌓인다. 특히, 장 마감 전 유동성 공급자(LP)가 ETF 가격과 순자산가치 간 괴리율을 줄이기 위한 헤지 거래를 집중적으로 수행할 경우, 종가 부근에 매수·매도 물량이 몰리면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해외에서도 레버리지 ETF의 위험이 문제로 부각된 적이 있지만, 대부분 상장폐지 같은 극단적 조치보다는 상품 설계와 헤지 구조, 투자자 보호 강화 쪽으로 대응해 왔다. 미국·유럽에서는 레버리지 ETF가 기초자산 현물보다 파생상품(선물·옵션·스왑 등)을 중심으로 헤지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고, 리밸런싱 시점도 특정 시간대에 집중되지 않도록 분산하는 방식으로 종가 근처 가격 충격을 줄인다. 개인투자자 진입에 대해서는 높은 수준의 위험 설명과 적합성 확인을 요구하거나, 전문투자자 중심으로 판매하는 형태를 취해왔다. 요지는 '상품 자체의 존재를 부정하기보다, 누구에게 어떤 구조로 팔고 어떻게 헤지·리밸런싱할 것인지'를 설계의 중심에 두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도 최근 금융당국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대책을 서둘러 논의·추진 중이다. 금융위원회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기본예탁금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상향하고, 최소 매매 단위를 1주에서 20주로 확대하는 등 개인투자자의 진입 문턱을 높이는 방안을 발표했다. 신규 상장도 일시 중단해 시장 과열을 진정시키는 '속도 조절'에 나섰다.
하지만 정책적으로 중요한 것은 레버리지 ETF가 고위험이라는 특성이 분명한 만큼, 해당 상품의 위험에 따른 안전장치를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레버리지 ETF가 기초자산 현물보다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을 중심으로 헤지를 수행하도록 유도하고, 리밸런싱·헤지 거래 시점을 장 마감 직전 특정 시간대에 몰리지 않도록 분산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LP의 괴리율 관리·헤지 거래 허용 시간을 장 마감 직전이 아니라 장중 광범위한 구간으로 확대하는 가이드라인을 도입할 수 있다. 또한, 레버리지 배율(예: 2배→1.5배 또는 1.3배) 상향 제한,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의 기초자산·규모·선물 포지션에 대한 상한 설정 등이 필요하다. 이는 특정 종목·시간대에 수요가 집중되는 구조를 완화하는 데 일정 도움이 될 것이다.
다음으로 개인투자자 보호와 판매 규제를 구체적으로 설계하는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 레버리지 ETF 투자 전 상품 구조·위험에 대한 이해도를 확인하는 테스트나 서면 설명·동의 절차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레버리지 ETF를 처음 매수하는 개인에게는 음의 복리 효과, 단기 매매에 적합한 상품이라는 점, 장기 보유 시 손실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을 설명한 뒤, 이를 요약한 문항에 답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일정 점수 미달 시 즉시 매수 대신 '재교육 후 매수'로 유도하거나, 장기 보유·초고위험 레버리지 포지션에 대해서는 경고 창을 자동으로 제공하는 등의 보호 장치를 덧붙일 수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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