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기업금융 영토 확장 속 지방은행 지역 침체 '직격탄'NPL·연체율 급등에 모험자본 공급 딜레마···대기업 대출로 쏠림하반기 실적 반등 "글세?"···수익성보다 리스크 관리가 최우선 과제
올해 상반기 인터넷전문은행과 지방은행의 기업금융 성적표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인터넷은행의 여신 포트폴리오가 기업금융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사이 지방은행은 치솟는 연체율과 지역 경기 침체라는 '이중고'에 갇힌 모양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대장격인 카카오뱅크는 호실적을 쌓으며 지방은행의 수익성을 대거 추월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상반기 3280억원의 역대급 순이익을 거둬 최대 지방은행인 BNK부산은행(2012억원)과 격차를 벌렸다.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2457억원)는 물론 경남은행(1550억원), 전북은행(945억원) 등 지방은행의 상반기 순이익도 모두 웃돌았다.
이자·비이자 이익의 균형 잡힌 성장을 발판으로 가계대출을 넘어 기업금융으로 성장 경로를 확장한 인터넷은행의 파죽지세가 지방금융의 거대한 체급마저 위협하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케이뱅크와 토스뱅크까지 기업금융으로 영토를 넓히며 매서운 추격전을 예고했다.
그러는 사이 지방은행은 지역경제 침체의 '직격타'를 맞았다. 지역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상환 여력이 약해지면서 연체율이 뛰었고, 부실에 대비한 충당금 부담이 커지며 순이익까지 끌어내린 것이다.
실제로 지방은행 5개사(부산·경남·광주·전북·제주은행)의 2분기 말 기준 평균 연체율은 1.33%로 나타났다. 이는 금융위기 여파가 이어진 2009년 1·4분기 말(1.25%)을 뛰어넘은 수준이다. JB전북은행이 1.69%로, 전년 동기 대비 0.11%p 올라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어 광주은행(1.21%), 경남은행(1.15%), 부산은행(1.02%) 등의 순이다.
자산 건전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인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에서도 전북은행이 1.34%로, 전년 동기 대비 0.45%p 급등하며 부실 채권 부담이 가장 컸다. 광주은행(1.01%)과 경남은행(1.09%), 부산은행(1.10%) 등도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고환율·고금리·고물가 등 '3고' 여파로 차주들의 이자 상환 부담이 가중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특히 지방은행의 경우 시중은행보다 지역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이 높아 경기 부진의 충격이 더 크게 반영된다는 지적이다.
인터넷은행들은 고도화된 비대면 신용평가모형(CSS)과 압도적인 플랫폼 접근성을 앞세워 우량 개인사업자와 소상공인 대출을 빠르게 흡수한 반면, 지역 거점 중심의 영업 구조를 가진 지방은행들은 지역 경기 침체의 충격을 그대로 흡수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고스란히 노출했다.
실제로 지역 내 기업대출 부실은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대구 지역 기업대출 연체율은 1.29%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광주(1.09%)와 제주(1.09%)의 기업대출 연체율이 1%를 웃돌며 뒤를 이었다.
문제는 지방은행들이 일제히 하반기 핵심 경영전략으로 생산적 금융 확대를 내세운 상황에서 지역경제 침체로 건전성 관리 부담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생산적금융 차원에서 지방금융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가계대출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지역 내 기술기업·혁신 중소기업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생산적 금융 확대를 지속적으로 주문하고 있다.
그러나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진 지방은행으로서는 모험자본 성격이 강한 중소·기술기업 대출을 선뜻 늘리기 힘든 딜레마에 빠졌다. 대출 여력이 크게 위축된 상태에서 무리하게 확대할 경우 자칫 부실 채권 위험이 증폭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은행 현장에서는 지역 인프라의 한계를 토로한다. 수도권에 비해 우량한 기술기업이나 혁신 스타트업 인프라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적극적으로 기업대출을 내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수도권과 달리 지방은 신성장동력이 될 혁신 스타트업이나 양질의 기술기업 생태계 자체가 매우 열악하다"며 "연체율 부담까지 겹치다 보니 기업대출을 확대하기에는 리스크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결국 기술 중심의 중소기업 대출에는 엄두를 내지 못한 채, 상대적으로 안전한 대기업 대출로 선회하는 '쏠림 현상'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2분기 말 지방은행 5개사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12조5556억원으로 직전 분기(11조3342억원) 대비 10.8% 늘어나는 사이, 중소기업 대출은 89조6728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1.0% 증가하는 데 그쳤다.
BNK금융지주는 상반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기업 대출의 경우 이자 이익 증대를 목표로 우량 자산 중심으로 지역 유망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적극적 지원과 대기업 여신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하반기에도 지방은행들의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자금력이 취약한 지역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의 이자 상환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무리한 외형 확장보다는 연체율을 잡고 건전성을 사수하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것"이라며 "건전성 관리와 주주환원을 병행하면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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