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외국어 앱 지원부터 전용 적금까지"···300만 외국인 마음 잡는 K-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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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앱 지원부터 전용 적금까지"···300만 외국인 마음 잡는 K-금융

등록 2026.09.25 09:44

김다정

  기자

외국인 고객 8개월 새 7.8만명 증가···금융 수요 다변화다국어 앱·전용 적금·디지털 지갑 등···생활 플랫폼 경쟁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국내 체류 외국인이 늘고 체류 기간까지 길어지면서 외국인이 은행권의 새로운 고객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외국어 모바일 앱부터 전용 금융상품, 해외송금 서비스, 생활편의 서비스까지 외국인의 국내 정착 과정에서 필요한 금융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으며 고객 확보 경쟁이 한창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KB국민·신한·하나·우리) 시중은행의 외국인 고객 수는 지난해 말 620만5238명에서 올해 8월 말 628만3023명으로 8개월 만에 7만7785명 증가했다.

외국인 고객 기반이 꾸준히 확대되면서 시중은행들도 외국인을 별도의 고객군으로 보고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단순한 외국인 대상 금융상품을 넘어 금융과 비금융을 아우르는 '생활금융' 영역으로 경쟁 범위가 넓어지는 모습이다.

가장 최근 눈에 띄는 사례는 신한은행과 이나인페이의 협업이다. 국내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SOL글로벌 통장·체크카드' 혁신금융서비스를 시행해, 외국인 고객이 평소 이용하던 이나인페이 플랫폼에서 신한은행 상품 정보를 확인하고 계좌 개설까지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언어 장벽도 낮췄다. 이나인페이는 20개 언어를, 신한은행은 16개 언어 기반 서비스를 제공해 외국인이 익숙한 플랫폼에서 금융상품을 접하고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했다. 단순히 은행 앱에 외국어 기능을 추가하는 수준을 넘어 외국인이 실제로 사용하는 플랫폼 안으로 은행 서비스를 가져가는 방식이다.

KB국민은행은 외국인을 위한 '자산 형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5월 출시한 'KB Global Star 적금'이 대표적이다. 외국인이 매월 1000원부터 최대 50만원까지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는 1년 만기 상품으로, 거래 조건에 따라 최고 연 5.5%의 금리를 제공한다. 외국인 고객이 국내에 정착하면서 단순 송금뿐 아니라 저축과 자산 관리까지 금융 거래를 확대할 수 있도록 상품 자체를 외국인 고객에 맞춘 것이다.

KB국민은행의 사례가 외국인 고객을 '저축 고객'으로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하나은행은 금융과 생활서비스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올해 초 외국인 전용 금융 플랫폼 'Hana EZ'를 고도화했다. 해외송금과 환율알림, 외국환 거래은행 지정 등 금융 기능뿐 아니라 공과금 납부와 각종 증명서 발급까지 앱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확인등록이나 여권번호 변경 등 기존에 영업점을 찾아야 했던 업무도 비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출석체크·친구 초대·항공권 조회 등 비금융 활동과 연계한 리워드 서비스 'MileEZ'도 도입했다.

우리은행은 외국인 금융을 '결제' 영역으로 넓히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핀테크 스타트업 크로스허브와 업무협약을 맺고 외국인 전용 디지털 지갑을 개발했다. 여권정보와 결제수단을 등록하면 국내 배달·쇼핑 플랫폼에서 별도의 인증 없이 간편결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자국 통화로 충전해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선불카드도 개발할 계획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선불카드 사업에도 나섰다. 놀유니버스·코나아이와 제휴해 인천공항 환전소에서 외국인 전용 선불카드를 제공하고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추진했다. 은행이 외국인 고객을 예·적금이나 송금 중심의 금융고객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국내 소비를 연결하는 결제 고객으로 확대하고 있는 셈이다.

외국인 고객을 둘러싼 경쟁이 세분화되는 것은 국내 체류 외국인의 금융 수요 자체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외국인 금융서비스는 국내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급여 수령과 해외송금 등 기본적인 금융 수요에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장기 체류자가 늘면서 예·적금과 카드, 대출 등 금융 수요가 다양해지고 국내 생활 전반에서 은행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수요도 커지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이런 변화가 외국인 고객을 장기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한 경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어 지원은 기본이고, 전용 예·적금과 송금·카드·결제 서비스에 이어 생활 플랫폼과 금융서비스를 얼마나 자연스럽게 연결하느냐가 새로운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국인을 일회성 금융서비스 이용자가 아닌 장기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 금융상품뿐 아니라 생활 플랫폼과의 연계 등 고객 접점을 넓히는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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