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총량 목표 8조690억원→약 4조3400억원7월 중순 합산 목표 초과···은행권 대출 조이기대출 완화 8개 검토···총량 예외·공급 재원 미정
정부가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 여력을 1년 새 절반 가까이 줄인 가운데 결혼 페널티 해소를 위한 정책대출 문턱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5대 은행의 합산 대출 증가액은 7월 중순 이미 올해 연간 목표를 넘어섰다. 대출을 조여야 하는 은행에 신혼부부 지원 확대라는 과제가 더해지면 총량 예외와 공급 재원을 둘러싼 셈법이 복잡해질 예정이다.
11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국무조정실과 금융위원회,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는 청년층의 결혼 페널티를 해소하기 위한 세부 개선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우리 청년들이 국가의 정책 때문에 결혼을 망설이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결혼으로 인해 겪을 수 있는 제도상 불이익을 면밀히 조사해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청년 포럼과 부동산 토론회, 관계부처 검토를 거쳐 22개 과제가 우선 제안됐다고 설명했다. 직접 공개한 목록에는 디딤돌 내집마련대출, 버팀목 전세자금대출, 보금자리론의 소득요건 완화가 담겼다. 전세사기 피해자 주택대출과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대출 대상 확대, 신생아 특례대출의 출산·입양요건과 신청대상, 맞벌이 소득기준 조정까지 대출 과제는 8개다.
아직 은행이 대출을 늘려야 하는 확정 지침이 나온 것은 아니다. 상품별 소득 기준과 대출한도, 시행일, 은행·기금의 재원 분담 방식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 대통령도 과제의 공정성과 실질적 도움 여부를 살펴보겠다고 밝혀 관계부처 검토를 거쳐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
은행의 총량 여력은 이미 크게 줄었다. 5대 은행의 정책대출 제외 연간 가계대출 증가 목표는 지난해 8조690억원에서 올해 약 4조3400억원으로 3조7290억원 줄었다. 같은 기준으로 1년 새 약 46% 축소된 셈이다.
목표 소진 속도도 빠르다. 5대 은행의 정책성 대출 제외 가계대출은 지난달 15일 기준 지난해 말보다 4조6912억원 늘었다. 이미 합산 연간 목표를 3512억원 넘어섰고 5곳 가운데 3곳은 개별 목표도 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5대 은행 모두가 각자 목표를 넘긴 것은 아니지만 전체 공급 여력은 이미 빠듯해졌다.
금융당국은 올해 관리대상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1.5%로 정했다. 연간 목표 외에 월별·분기별 목표와 주택담보대출 별도 관리목표도 도입했다. 정책대출 비중은 현행 30% 수준에서 20%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낮추기로 했다.
반면 결혼 페널티 과제는 정책대출의 이용 대상을 넓히는 방향이다. 현재 보금자리론의 부부합산 연소득 기준은 일반 가구 7000만원, 신혼부부 8500만원 이하다. 소득 기준을 올리면 신청 가능 대상은 늘 수 있지만 실제 대출 증가는 주택가격과 대출한도, 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다른 조건에도 달렸다.
금융권 영향은 공급 경로에 따라 갈릴 예정이다. 은행은 취급 방식에 따라 수수료 수익과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있지만 자체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정책상품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은행 재원으로 공급하면 관리목표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고, 주택도시기금이나 한국주택금융공사(HF)를 통한 공급을 늘리면 공공 재원과 보증·유동화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같은 정책상품도 재원에 따라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지난 6월 은행권 정책성대출은 1조4000억원 늘었지만 디딤돌·버팀목 기금 재원 잔액은 6000억원 줄었다. 결혼 페널티 해소 대출을 총량에 포함할지, 별도 예외를 둘지, 기존 정책대출 물량을 재배분할지 등이 관건이 될 예정이다.
은행권은 추후 정부안이 은행에 상반된 신호를 보내지 않아야 한다는 반응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결혼 페널티 개선과 관련해 취지 자체는 공감하는 바"라면서도 "결혼 지원과 가계부채 관리를 동시에 추진하려면 혼동을 유발하지 않도록 그에 따른 세밀한 방안도 따라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계대출 총량의 포함·예외 기준까지 제시해야 은행도 연간 공급계획을 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문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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