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조선 3사 4조원 이익 놓고 '성과급 전쟁'···"영업익 30% 달라" 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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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3사 4조원 이익 놓고 '성과급 전쟁'···"영업익 30% 달라" 주장도

등록 2026.08.12 16:34

이승용

  기자

올해 상반기 영업익만 3.7조···작년 이익의 93%노측 보상 확대···사측 투자·업황 부담 강조HD현중 쟁의조정···한화·삼성 임금교섭 재개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4조원의 영업이익을 두고 조선 3사의 노사 간 이익 배분 싸움이 시작됐다. HD현대중공업 노조가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한 가운데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 노동자 측도 성과급 산정 기준 개편을 요구하고 나섰다.

1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14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할 예정이다. 노사는 지난 6월 상견례 이후 14차례 교섭을 이어갔지만 아직 사측 제시안은 나오지 않았다. 한화오션 노조와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도 여름휴가 이후 임금과 성과급을 놓고 교섭을 이어갈 방침이다.

올해 교섭이 팽팽해진 배경에는 급증한 실적이 있다.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의 지난해 영업이익 합계는 4조88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2.8배 늘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3조7206억원에 달했다. 불과 6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이익의 93%를 벌어들였다.

2분기 실적 증가세도 가팔랐다. HD현대중공업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20.6% 늘었다. 한화오션은 98%, 삼성중공업은 59% 증가했다. 장기간 불황을 겪었던 조선업이 실적 회복을 넘어 이익 성장 국면에 들어선 것이다.

노조는 호황의 과실을 직원들과 나눠야 한다고 주장한다. 장기간의 임금 억제와 인력 감축을 감내한 만큼 실적 개선분을 보상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까지 기본급 인상과 일시금 지급이 중심이었다면 올해는 성과급 산정 기준 자체를 바꾸자는 요구가 전면에 등장했다.

가장 강한 요구를 내놓은 곳은 HD현대중공업 노조다.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상여금 100% 확대를 요구했다. 영업이익의 최소 3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라는 요구도 내놨다. 지난해 영업이익에 적용하면 약 6110억원 규모다. 회사가 벌어들인 이익에 따라 직원 보상도 함께 늘어나는 '이익 연동형 성과급' 체계를 만들자는 것이다.

한화오션 노조도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정기상여금은 800%에서 900%로 확대해 달라고 했다. 성과급 산정 기준 개선도 요구안에 포함됐다. 현재 회사의 전략·재무 평가 방식이 복잡해 구성원들이 성과급 규모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정년 65세 연장과 임금피크제 폐지도 협상 테이블에 올렸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도 실적과 연동된 투명한 성과급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1월 약 12년 만에 상여 기초액의 208%를 초과이익성과급으로 지급했다. 하지만 노동자 측은 동종 조선사와 비교하면 실적 개선분이 보상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인 성과급 요구 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사측은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고정하는 데 신중하다. 조선업은 선가와 환율, 원자재 가격, 수주 상황 등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업종이다. 호황기에 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제도화하면 업황이 꺾였을 때 인건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래 투자를 위한 재원 확보도 사측의 고민이다. 친환경·자율운항 선박 개발과 생산설비 확충, 해외 사업 확대 등에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 지금의 이익을 성과급으로 고정 배분하기보다 미래 경쟁력 확보에 투자해야 한다는 논리다.

결국 올해 교섭의 핵심은 임금을 얼마나 올릴지가 아니다. 수조원의 영업이익 가운데 얼마를 직원에게 배분하고 이를 어떤 기준으로 제도화할지가 핵심 쟁점이다. 특히 HD현대중공업의 '영업이익 30%' 요구가 실제 성과급 기준으로 자리 잡을지가 관건이다.

대형 조선사의 협상 결과는 업계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대형 조선사의 임금·성과급 기준이 다른 조선사와 협력업체의 임금교섭에서 비교 기준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한 곳에서 실적 연동형 성과급이 제도화되면 조선업계의 보상 체계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수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기본급 인상폭과 일시금 규모가 협상의 중심이었다면 올해는 실적이 좋아진 만큼 이익을 어떻게 나눌지가 핵심 쟁점이 됐다"며 "성과급 산정 기준이 바뀌면 다른 조선사와 협력업체 교섭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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