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ESS·송전 설비에 강재 패키지 공급2030년 전력 인프라 강재 수요 140만t 전망LNG·수소·해상풍력용 고부가 강재 공급 확대
현대제철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커지는 전력 인프라 투자를 새 철강 수요처로 겨냥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건물용 강재뿐 아니라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송전 설비, 원전·재생에너지·수소 저장 시설까지 공급 범위를 넓혀 고부가 제품 수주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지난 3월 '차세대 전력 인프라 핵심 산업 판매 확대 TFT'를 꾸리고 데이터센터·ESS·송전 설비 프로젝트 대응에 나섰다. 판재류와 봉형강을 개별 판매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프로젝트에 필요한 제품을 한꺼번에 제안하는 통합 강재 패키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증설은 철강업계에도 새로운 수요를 만들고 있다. 데이터센터에는 서버와 냉각 설비를 수용할 건물 구조재·내외장재·설비 지지재가 필요하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ESS와 송전망 확충도 뒤따르기 때문이다.
전력 수요 증가 속도도 가파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소비가 2025년 485TWh에서 2030년 950TWh로 두 배 가까이 늘고, AI 중심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은 같은 기간 세 배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터센터 증설이 발전원 확충과 전력망·저장 설비 투자로 이어지면서 철강 수요도 건물 외부로 넓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제철은 데이터센터 규모에 따라 필요한 강재 종류와 물량을 미리 구성하는 표준 모델 구축도 검토하고 있다. 50MW와 100MW급 데이터센터별 적용 제품을 사전에 설계해 고객사 제안부터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회사는 2030년 전력 인프라 관련 철강 수요가 140만t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데이터센터용 봉형강 비중도 현재 약 3%에서 6%까지 높일 계획이다.
이 같은 전략은 북미 시장 공략으로 이어진다. 현대제철은 AWS 데이터센터 공급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4분기부터 글로벌 고객 대상 제안을 확대할 예정이다. IEA는 미국에서 2030년까지 늘어나는 전력 수요의 약 절반을 데이터센터가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북미의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발전·송전·저장 설비 수요를 키우는 만큼 관련 프로젝트 수주에 나서겠다는 판단이다.
데이터센터를 축으로 전력 인프라 수요를 잡는 동시에 원전과 재생에너지, 에너지 저장·운송용 강재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전력 생산부터 저장, 운송에 이르는 설비 전반에 공급 기반을 확보해 수요처를 넓히려는 것이다.
원전 분야에서는 격납건물·격납용기와 건설·토목 공사에 쓰이는 후판·형강·철근을 공급한다. 2012년 한국전력산업기술기준(KEPIC) 품질시스템 인증을 취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미국기계기술자협회(ASME)의 원자력 소재 공급사 품질인증(QSC)을 확보했다. 신고리·신월성·UAE 바라카 원전에 강재를 공급했으며 신한울 3·4호기에도 납품하고 있다. 소형모듈원전(SMR) 격납용기용 후판 소재 개발도 마쳤다.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는 해상풍력 타워와 하부구조물용 후판·철근을 공급한다. 2023년 노르웨이 선급협회(DNV)의 해상풍력 공장 인증을 취득했으며, 영광낙월과 대만 TPC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하부구조물용 후판을 공급했다. 신안 우이 해상풍력 프로젝트에도 강재를 납품 중이다.
LNG·수소·암모니아 등 에너지 저장·운송 분야에서는 극저온과 고압 환경을 견디는 소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LNG 육상 저장탱크와 선박 연료탱크용 9% 니켈 후판, 초저온 철근을 개발·공급하고 있으며 당진 LNG 생산기지에도 초저온 철근을 납품했다. 고압 수소 수송용 강관 소재와 수소 저장탱크용 니켈 후판을 개발하는 한편 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과 암모니아 저장탱크용 후판 및 자동 용접 기술을 공동 개발했다.
IEA는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분의 상당 부분을 재생에너지가 맡고, 2030년대로 갈수록 원전도 공급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한다. 현대제철은 데이터센터용 통합 공급 체계와 원전·해상풍력·LNG·수소용 강재 공급 역량을 앞세워 전력 인프라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개별 제품 공급을 넘어 데이터센터와 ESS, 송전 설비에 필요한 강재를 프로젝트 단위로 제안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기술 인증과 공급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 에너지 인프라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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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승용 기자
lsy2665@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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