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출총량 증가율 1.5%→3.0% 상향 조정이 경우 5대 은행 대출 한도 4조3363억원 확대실거주 주담대·이주비 등은 별도 관리 시행
일률적인 대출 억제에 막혀 발만 구르던 청년·실수요자들이 숨통을 틔우게 됐다. 정부가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를 2배나 늘려준 덕에 은행권의 대출 여력이 살아나게 된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이런 내용이 담긴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대출 총량 규제 속에서 반복됐던 실수요자들의 '자금 가뭄' 현상을 정교하게 해소하는 데 있다. 시중은행들이 대출 한도를 맞추기 위해 무주택 청년이나 신혼부부, 입주를 앞둔 실거주자의 대출 문턱까지 무차별적으로 높였던 폐단을 바로잡겠다는 취지다.
금융위는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이 주요국 대비 여전히 높고, 부동산 시장 자극 우려도 상당하다"면서 "엄격한 관리 기조를 유지해야 하지만,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과 청년·실수요자 지원 필요성 등 최근 상황 변화를 감안해야 했다"고 대책 마련 배경을 설명했다.
대표적인 건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관리 목표치 확대다. 금융위는 당초 설정했던 1.5%에서 3.0%로 2배 상향해 조정·관리하기로 했다. 가계대출 증가율 한도가 3%로 늘어나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올 한 해 늘릴 수 있는 전체 가계대출 공급 한도는 8조6726억원으로, 4조3363억원만큼 확대된다. 지난해 목표치(8조690억원)보다 6036억원 더 늘어난 수준이다.
이미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6조3821억원으로 집계돼 올해 금융당국에 제출한 연간 목표치인 4조3363억원을 이미 넘어선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한도 기준이 확대되면서 연간 한도 소진율은 기존 147.2%에서 73.6%로 절반 가까이 떨어진다. 약 2조2905억원 규모의 대출 여력이 새로 확보되는 셈이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 4월 1.5% 증가율 목표치를 설정했을 당시와 부동산·자산 시장의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며 "부동산 대책 토론회에서 대출관련 불편을 호소한 경우가 많아 시장 상황이 바뀐 만큼 총량 수준을 조정하는 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증가한 대출여력은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 등 주택공급 촉진이나 청년 주거안정, 실수요자 애로 해소 등 정책적 목적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특히 현장에서 가장 큰 불만이 터져 나왔던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과 신축 아파트 입주단지의 중도금·잔금대출 등 실수요 성격이 명확한 주택담보대출을 금융회사의 총량 관리 목표 실적에서 전격적으로 별도 관리한다.
그동안 시중은행들은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실거주 목적의 입주 잔금대출이나 이주비 대출부터 일시 중단하는 방식으로 대응해 왔다. 이로 인해 실제 입주를 앞둔 무주택자들이 갑작스러운 대출 중단 선언에 자금을 구하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시중은행의 총량 산정 실적에서 제외됨에 따라 총량 잔여 한도를 이유로 실수요 대출을 거부하는 행태가 대폭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신 사무처장은 "기본적으로 총량이 2배로 늘어나는 만큼 '대출 오픈런' 등 애로사항이 대부분 해소될 것"이라며 "대책 발표 이후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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