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토큰과 스테이블코인 공존 필요유동성, 정산, 환전 인프라가 관건각국 규제 정합성도 선결해야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의 관건으로 발행 주체보다 유통과 상환, 결제, 환전 영역을 아우르는 생태계 설계가 부각됐다. 유럽 은행권의 공동 발행 사례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사업자의 경험을 토대로 금융사와 핀테크·결제사·가상자산사업자가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해외 사례를 통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미래 거버넌스와 시장생태계 구축 방안' 정책토론회에는 국내 법조계, 학회를 비롯해 유럽 은행권 공동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 키발리스와 서클, 신한은행, 금융위원회 관계자가 참석했다.
얀 올리버 키발리스 최고경영자(CEO)는 유럽의 초대형 컨소시엄을 발족한 이유에 대해 "각 은행이 별도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도 있었지만, 단일 토큰만으로는 시장 전체의 신뢰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올리버 CEO는 "특정 은행이 발행한 토큰은 다른 은행 고객에게 해당 은행의 상품으로 인식될 수 있다"며 "여러 은행과 금융기관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독립적 공용 인프라가 필요한 이유"라고 진단했다.
키발리스는 유럽 15개국 37개 금융기관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으로서, 올해 말 유로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컨소시엄에는 BBVA, ABN암로, 사바델 등이 참여한다.
예금토큰과 스테이블코인은 대체 관계보다는 보완 관계로 바라봐야 한다는 진단도 나왔다. 올리버 CEO는 "은행 간 결제에는 중앙은행 화폐가 필요하고, 예금토큰도 중요하다"며 "스테이블코인은 확장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다른 디지털머니와 공존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데이비드 앨런 카츠 서클 아시아태평양 전략·공공정책 부사장은 "아시아 전역에서 제도권 금융기관의 스테이블코인 도입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며 "중요한 것은 기술 그 자체보다 신뢰할 수 있는 규제 틀 안에서 금융기관과 시장 참여자가 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스테이블코인은 디지털 기반의 글로벌·즉시·프로그래머블 결제수단"이라며 "무역금융과 매출채권 관리, 기업 현금 집금과 자금 통합 자동화 등에 적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류창보 신한은행 AX디지털솔루션부 디지털자산팀장은 "어떤 발행 모델을 택할지에 앞서 한국형 생태계를 어떻게 설계할지를 먼저 논의해야 한다"며 "시장이 형성되려면 유통과 지갑, 컴플라이언스, 상환 프로세스가 모두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이어 "초기에는 각 주체의 역할과 이해관계가 중첩될 수 있지만, 해외에서도 고객 중심 서비스 혁신을 위한 경쟁과 신뢰 기반 생태계 구축을 위한 협력이 병행되고 있다"며 "발행사만의 과제가 아니라 다양한 사업자가 각자의 기능을 맡아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 크로스보더 결제에서는 빠른 토큰 전송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류 팀장은 "토큰을 빨리 보내는 문제와 통화를 환전하는 문제는 다르다"며 "국경 간 결제에서는 유동성과 외환 전환 구조를 함께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키발리스가 유럽, 서클이 미국의 사례를 짚은 데 이어 일본과 영국의 정책 방향도 짚었다. 류 팀장은 "일본은 테스트를 거치면서 쟁점들을 정리했고, 영국은 기본안을 토대로 테스트를 거쳐 수정을 했다"며 "각국의 규제가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점들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당국에서도 이 같은 제언을 토대로 발행사와 지갑·결제 사업자 간 역할 분담, 이용자 보호와 상환 안정성을 함께 고려한 제도 설계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원규 금융위원회 가상자산과 사무관은 "키발리스와 같은 은행 중심의 컨소시엄도 나오고 있고, 핀테크든 다른 업자들이 결제 영역에서 각자의 역할을 하는 상황"이라며 "이런 점들을 고려한 채 이용자를 두텁게 보호하면서 안정적인 발전을 추진 가능하도록 입법을 설정하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뉴스웨이 한종욱 기자
onebell@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