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 매각 절차 착수, 2조원대로 희망 매각가 조정지급보증 등 현지 지원, 베트남 법인 외형 성장산업군 시너지·고객 기반 강점, 매각 변수는 가격
재매각 절차에 전격 착수한 롯데카드가 1.5개월간의 영업정지 악재 속에서도 베트남 법인의 선전에 힘입어 몸값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킹 사태로 인한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해외 자회사에 수백억 원 규모의 자금을 꾸준히 투입하며 공을 들인 결실이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다만 과거 두 차례 매각이 번번이 무산된 결정적 원인이 몸값 산정에 있었던 만큼, 이번 세 번째 매각 역시 최종 매각가 조율이 거래 성패를 가를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롯데카드의 연결 당기순이익은 64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5.5%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롯데카드의 유일 해외법인인 롯데 파이낸스 베트남의 당기순이익은 47억원으로 38.7% 늘었다.
롯데카드가 전반적인 비용 효율화를 통해 순이익을 방어한 것과 달리 베트남 법인은 실질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는 분석이다. 롯데카드 본사 지표인 별도 기준 영업수익은 지난해 상반기 1조3301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1조2653억원으로 4.9% 감소하며 외형이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비용 역시 1조2712억 원에서 1조1745억 원으로 7.6% 줄어들며 비용 감소 폭이 더 컸다. 반면 베트남 법인은 신용 관리 강화와 우량 고객·상품 중심 영업으로 외형 확대와 실적 개선을 동시에 달성했다는 게 롯데카드 측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롯데카드 매각주관사인 UBS가 인수 후보들에게 투자안내서를 발송하며 매각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이 본격화될 것이란 예상 속 해외법인의 실적 개선은 매물 가치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해외법인의 실적과 경영 상황이 국내 본업과 별개의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투자자 입장에선 매물 일부가 해외에 있다는 점 자체가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며 "롯데카드 해외법인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은 매각 관련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매각 대상은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경영권 포함 지분 60%와 우리은행이 보유한 지분 20% 등 총 80%다. 이르면 9월 예비입찰이 진행될 전망이다.
롯데카드는 해킹 사태 이후에도 해외법인에 대한 지원을 이어갔다. 지난 7월 말에는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의 현지 자금 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308억원 규모의 지급보증을 제공했다. 모회사가 자회사에 지급보증을 제공하면 자회사는 모회사의 신용도를 바탕으로 현지에서 보다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매각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도 이 같은 지원을 이어간 점이 베트남 법인의 실적 개선과 사업 기반 강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해외법인뿐 아니라 롯데카드 자체의 매물로서의 경쟁력도 여전하다는 평가다. 특히 롯데쇼핑 등 유통 계열사와 구축한 협업 체계는 롯데카드의 강점으로 꼽힌다. 유통 계열사와의 제휴를 통해 확보한 고객 기반과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 향후 인수자가 보유한 다른 산업군과 연계할 경우 추가적인 시너지를 창출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업계 안팎에서는 제재 심의 과정에서도 일부 인수 후보자들의 문의가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인수 후보군으로는 우리금융, 하나금융, 카카오뱅크 등 대형 금융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영업정지 처분에 따른 실적 영향도 제한적일 전망이다. 롯데카드는 1.5개월간의 영업정지로 인한 매출 감소 규모를 약 83억원으로 추산했다. 매출 감소가 순이익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당초 4.5개월에서 영업정지 기간이 단축된 데다 정지 대상도 신규 회원에 대한 신용·체크·선불카드 발급 등에 그친다. 기존 발급 카드의 신용판매 등 업무는 계속되고 이 기간 신규 고객 유치 등을 위한 마케팅 비용도 줄어 단기적인 수익성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신용평가사들도 롯데카드의 1.5개월 영업정지 처분에 대한 단기 실적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단 매각가는 여전히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간 번번이 매각이 무산 됐던 원인은 매각가 차이 조율이 가장 컸다. 이번 매각 추진은 세 번째 시도로 희망 매각가는 과거 3조원대에서 낮아진 2조원대로 알려졌다. 대주주 MBK파트너스는 2022년 롯데카드 매각 추진 당시에도 가격 차이를 좁히지 못해 거래가 무산됐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카드 고객군이 롯데쇼핑 등 유통 계열사를 비롯해 다양한 산업군에 걸쳐 있어 매물로서 충분한 메리트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과거 인수가격에 대한 이견으로 매각이 성사되지 않은 만큼 세 번째 매각 변수 역시 가격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카드는 베트남 법인이 2024년 흑자전환 이후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어 출자 형식의 자금 지원보다는 현재 수준의 지급보증 지원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향후에는 베트남 법인의 자체적인 자금 조달 능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롯데카드 역시 영업정지 종료 이후 영업채널 다각화와 고객 소비 패턴을 반영한 신상품 출시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베트남 법인의 안정적인 성장 기조를 유지해 자체 차입이 가능한 회사로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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