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하이리무진에서 사치 뺐더니···가족에게 딱 맞는 '카니발 하이루프'

산업 자동차 야! 타 볼래

하이리무진에서 사치 뺐더니···가족에게 딱 맞는 '카니발 하이루프'

등록 2026.09.09 15:00

권지용

  기자

실속 있는 패밀리카의 새로운 모델하이브리드의 정숙성과 효율성차고 높이, 운동성능은 고려해야

기아 카니발 하이브리드 하이루프. 사진=권지용 기자기아 카니발 하이브리드 하이루프. 사진=권지용 기자

도로를 달리다 보면 간혹 자동차 지붕 위에 초밥이나 만두 하나씩 얹어 놓은 듯한 차들을 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멀리서 보면 "저게 루프박스인가? 짐을 얼마나 실으려고 저렇게 큰 걸 달았을까" 싶어 고개를 갸웃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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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도로 위 하이루프 차량 증가

기아 카니발 하이루프 주목

실용적 공간 가치 강조

어떤 의미

하이루프, 가족 여행에 최적화

공간 활용 극대화로 실용성 증가

화려함보다 실속 중시

숫자 읽기

천장 높이 270mm 증가

연비 18.6km/L 기록

차고 2045mm로 주차장 진입 시 주의 필요

자세히 읽기

높은 천장, 이동 편리성 제공

어린 자녀 둔 부모에게 적합

장거리 운전 시 피로도 감소

예전에는 단연 루프박스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캠핑 용품을 수납하거나 골프백을 올리기 위해 애프터마켓에서 사서 다는 일종의 외장형 창고였지요. 그런데 요즘은 풍경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단순히 짐을 얹은 게 아니라, 아예 완성차 공장에서 지붕을 매끈하게 높여서 나온 '하이루프(high roof)' 차량들이 도로 위에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이루프는 지붕을 위로 한껏 확장해 실내 천장을 높인 차입니다. 차체 길이와 폭이 제한된 상황에서 '수직 공간감'을 극대화한 설계죠. 차 안에서 고개를 숙이지 않고 편안하게 서서 이동할 수 있는 거주성을 확보하기 위한 공간 재해석입니다.

오늘 만나볼 주인공은 최근 바로 기아 카니발 하이루프입니다. 대한민국 아빠들의 숙명(?)이자 패밀리카의 대명사인 카니발에서 천장을 대폭 높여 출시한 틈새 모델입니다.

기아 카니발 하이브리드 하이루프. 사진=권지용 기자기아 카니발 하이브리드 하이루프. 사진=권지용 기자

사실 카니발의 최고봉이라 하면 화려한 조명과 대형 모니터, 의전용 시트를 갖춘 '카니발 하이리무진'을 떠올리실 겁니다. 하지만 수천만원을 더 얹어야 하는 하이리무진의 가격표는 웬만한 가장들에게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닙니다. "그렇게까지 호화로운 뒷좌석 의전 사양은 필요 없고, 단지 내 아이들과 가족이 답답함 없이 넓게 탈 수 있는 머리 위 공간만 있었으면 좋겠는데···" 하는 이들을 타깃으로 삼은 전략적 모델이 바로 하이루프죠.

오랜만에 카니발 운전석에 올라서니 만감이 교차합니다. 비록 취재와 시승을 위해 스티어링휠을 잡았을 뿐인데 이상하게 카니발이라는 차가 주는 특유의 공기가 있습니다. 시동을 걸고 도심을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괜히 마음이 둥둥 뜨고, 당장이라도 동해 바다나 강원도 캠핑장으로 핸들을 틀어야 할 것 같은 묘한 설렘이 밀려옵니다. 놀러갈때 자주 이용했던 덕분이겠죠? 차와 어우러진 휴가지의 기억이 운전자를 마법처럼 매료시킵니다.

하지만 이번 시승의 진짜 주인공은 운전석이 아니라 뒷좌석이죠. 문을 열고 2열과 3열 공간으로 들어서 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화려한 눈요깃거리는 없습니다. 천장 무드등이나 고급스러운 가죽 내장재, 나무로 만든 바닥재, 천장에 매달린 대형 스마트 모니터 같은 '사치스러운 옵션'은 쏙 빠져 있습니다. 시트도 우리가 익히 아는 담백하고 단정한 카니발의 기본 시트 그대로입니다.

하지만 이 차의 진짜 가치는 눈으로 보는 화려함이 아니라 몸으로 느끼는 개방감에서 나옵니다. 기본 모델 대비 천장이 무려 270mm 높아 실내에 들어서는 순간 시원한 개방감이 머리 위를 가득 채우죠.

기아 카니발 하이루프 천장 모습. 사진=권지용 기자기아 카니발 하이루프 천장 모습. 사진=권지용 기자

높디높은 천장은 실생활에서 수많은 장점이 있습니다. 첫째, 차 안에서의 이동이 더욱 편해집니다. 보통 미니밴이라도 2열에서 3열로 넘어가거나 아이를 챙기기 위해 허리를 굽힐 때 허리와 목에 뻐근함이 밀려오곤 합니다. 하지만 하이루프에서는 고개만 약간 숙이면 허리를 쭉 편 채로 차 안을 유유히 걸어 다닐 수 있습니다. 주행 중이 아닌 정차 시, 차 안에서 옷을 갈아입거나 짐을 정돈할 때 느껴지는 편의성은 감히 일반 모델과 비교할 수 없죠.

둘째,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는 가히 구원투수라 불릴 만합니다. 카시트에 아이를 안아 올릴 때 지붕에 아이 머리가 쿵 하고 닿을까 봐 조심조심 안절부절못하던 경험, 다들 있으실 겁니다. 하이루프는 머리 위 공간이 허허벌판처럼 뚫려 있어 부모가 꼿꼿이 선 자세에 가깝게 아이를 안고 들어와 카시트에 채울 수 있습니다. 아이들 역시 차 안에서 답답함을 느끼지 않고 마치 자신들만의 비밀 다락방에 들어온 것처럼 즐거워합니다.

셋째, 장거리 운전 시 뒷좌석 승객이 느끼는 피로도가 현저히 줄어듭니다. 사람이 공간에서 느끼는 답답함과 멀미는 좌우 폭보다 머리 위 천장의 높이에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탁 트인 헤드룸 덕분에 장시간 시트에 파묻혀 있어도 시각적인 답답함이 전혀 없습니다. 비 내리는 날이나 야간에 차 안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충분히 여유롭죠.

기아 카니발 하이루프 운전석. 사진=권지용 기자기아 카니발 하이루프 운전석. 사진=권지용 기자

그렇다면 달리기 성능과 연비는 어떨까요?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1.6 터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했습니다. 큰 덩치에 지붕까지 높였으니 연비가 떨어지고 뚱뚱하게 달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가속 페달을 밟고 시내를 벗어나 자유로에 접어들자마자 우려는 기분 좋게 날아갔습니다. 하이브리드 특유의 정숙성이 매끄럽게 차체를 감쌉니다. 지붕을 높였음에도 풍절음 차음 대책이 훌륭하게 되어 있어 고속 주행 시 머리 위에서 들이치는 바람 소리가 놀라울 정도로 잘 억제되어 있습니다.

가장 놀라운 부분은 단연 연비였습니다. 자유로에 진입해 크루즈 컨트롤을 켜고 정속 주행을 이어가며 연비 창을 확인했습니다. 계기판에 찍힌 숫자는 18.6km/L를 가뿐히 웃돌았습니다.

거대한 덩치와 높아진 지붕, 공기저항의 불리함을 안고도 리터당 18km를 넘어서는 효율을 보여준다는 점은 대단히 매력적입니다. 물론 사람이 가득 탄다면 숫자는 줄어들겠지만, 주말마다 온 가족을 태우고 전국 각지로 장거리 여행을 떠나는 아빠들에게 유류비 부담을 획기적으로 덜어주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낼 것이 분명합니다.

기아 카니발 하이루프. 사진=권지용 기자기아 카니발 하이루프. 사진=권지용 기자

물론 하이루프 차량을 선택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현실적인 제약도 존재합니다. 차고가 높아진 만큼(2045mm) 지하주차장 진입 시 전고 제한을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웬만한 건물은 2.1m 이상 차량도 통과 가능한데 간혹 1.8m 혹은 그 이하 차량이 진입 불가능한 곳도 자주 볼 수 있거든요.

또한, 과속방지턱을 넘거나 급격한 코너를 돌 때 일반 카니발보다 롤링(차체가 좌우로 흔들리는 현상)이 조금 더 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소소한 불편함은 차 문을 열었을 때 머리 위로 펼쳐지는 압도적인 공간감과 하이브리드가 주는 경이로운 연비 효율성을 맛보는 순간 눈 녹듯 사라질 겁니다.

기아 카니발 하이브리드 하이루프. 사진=권지용 기자기아 카니발 하이브리드 하이루프. 사진=권지용 기자

카니발 하이루프는 과시용 화려함보다는 실용적인 공간 가치에 집중한 차입니다. 하이리무진의 호사스러운 비행기 1등석 시트나 대형 TV는 없지만, 가족 모두가 고개를 숙이지 않고 편안하게 숨 쉴 수 있는 머리 위 하늘을 선물합니다.

가족과의 주말여행을 꿈꾸는 가장이라면, 그리고 화려한 거품보다는 담백하고 실속 있는 공간을 원하는 지혜로운 운전자라면, 도로 위 초밥을 얹은 이 특별한 카니발에 한 번쯤 올라타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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