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권대영 부위원장 "무늬만 생산적 금융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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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영 부위원장 "무늬만 생산적 금융 안 돼"

등록 2026.09.15 06:00

이은서

  기자

금융권, 7월 말까지 생산적 금융 272조3000억원 공급양적 확대 넘어 체질 개선 주문, 실제 업무 내재화 강조금융사별 전담조직·KPI 신설해···12월 백서 발간 예정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 제4차 금융업권 생산적 금융협의체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 제4차 금융업권 생산적 금융협의체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금융사 생산적 금융 담당 임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무늬만 생산적 금융'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금융권의 실질적인 체질 개선을 주문했다. 금융사별 생산적 금융 추진 실적을 담은 백서와 연차보고서 발간을 앞두고 단순한 자금 공급 규모를 넘어 금융권의 생산적 금융 역량이 실제 업무에 내재화돼야 한다는 취지다.

15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위는 이날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생산적 금융 협의체' 5차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는 금융감독원과 은행연합회, 신한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iM금융지주, 키움증권·삼성증권, 메리츠화재·한화생명, 산업은행·IBK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 등의 생산적 금융 담당 임원이 참석했다.

금융권은 올해 7월 말까지 생산적 금융을 통해 총 272조3000억원을 공급했다. 금융위는 지난 1년간 정부와 금융권이 생산적 금융의 방향을 함께 설계하고 추진하면서 금융권과 산업·경제 전반에 생산적 금융이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양적 확대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권 부위원장은 이날 금융권의 생산적 금융 전환과 관련해 "무늬만 생산적 금융"이 아닌 금융회사의 역량이 실제로 내재화·체계화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담보나 보증을 중심으로 자금을 공급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해온 기존 금융 관행이 단기간에 바뀌기 어려운 만큼,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을 발굴하고 이를 평가해 자금을 공급하는 체계가 금융회사 내부에 자리 잡아야 한다는 취지다.

실제 금융회사들은 생산적 금융을 조직과 성과관리 체계에 반영하며 내부 시스템을 바꾸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생산적 금융 추진단'을 중심으로 은행·증권·캐피탈·자산운용 등 주요 계열사 간 협업체계를 구축했다. 올해 7월 말 기준 기업대출 증가분 5조9000억원 가운데 4조7000억원을 생산적 금융 관련 대출로 공급해 전체 증가분의 79%를 차지했다. 그룹 및 주요 자회사 KPI에도 생산적 금융 성과를 연계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9월 5년간 80조원 규모의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를 발표한 데 이어 올해 6월 공급 목표를 90조원으로 상향했다. 올해 7월까지 22조9000억원을 공급해 연간 목표인 21조8000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K-Tech·지역소재·혁신벤처·수출기업 등을 중심으로 자금 공급을 확대하는 한편 국민성장펀드와 그룹 공동펀드 등을 통한 투자도 늘리고 있다.

iM금융지주는 지주와 주요 계열사에 생산적 금융 추진 조직을 신설·재편하고 임원 평가와 영업점 KPI에 생산적 금융 지원 실적을 반영했다. iM뱅크는 신용보증기금과 협업해 생산적 금융 관련 상품을 출시하며 지역 혁신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증권사들도 모험자본 공급을 위한 체계를 정비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대학기술지주와 업무협약을 맺고 상장사 메자닌 투자 패스트트랙을 구축했다. 리스크 관리 부문에는 모험자본투자심사팀을 신설하고 관련 내부지침도 마련했다. 삼성증권은 단기금융업 인가를 계기로 자금 공급자로의 역할 확대를 추진한다. 모험자본 운용·심사 인력을 확충하고 자산 발굴부터 심사와 집행, 사후 리스크 관리까지 생산적 금융 업무 전반의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보험사도 생산적 금융을 위한 내부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환경·교통 등 지역 기반 시설 인프라 투자를 통한 실물경제 지원을 지속하는 한편, AI·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데이터센터 등 미래산업 인프라 투자도 계획 중이다. 메리츠화재는 올해 상반기 생산적 금융 전담부서를 지정하고 운용과 지원 조직을 이원화했다. KPI에 생산적 금융 항목을 신설하고 관련 이익에 추가 성과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투자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

정책금융기관은 첨단산업과 지역기업 등에 대한 자금 공급을 확대하는 역할을 맡는다. 산업은행은 KDB NEXT KOREA 등을 포함해 총 90조원 규모의 여신상품을 출시·운용하고 있으며, 국민성장펀드와의 협업을 위한 지표도 신설했다. 국민성장펀드는 올해 지원 목표 30조원 가운데 8월 말까지 17조9000억원의 자금 지원을 승인했다. 이 가운데 지역 소재 기업에 대한 승인액은 7조2200억원이다.

IBK기업은행은 2030년까지 생산적 금융 300조원 이상을 공급하는 'IBK 30-300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7월 말까지 39조4000억원을 공급해 연간 목표의 66.9%를 달성했다. 생산적 금융을 총괄하는 '생산적포용금융부'를 신설하고 기존 TF를 'IBK형 생산적·포용금융 추진단'으로 확대했다.

수출입은행은 AI·첨단산업 육성, 해외 전략수주 지원, 대외경제 리스크 대응, 지역균형 성장을 핵심 축으로 올해 78조5000억원 규모의 여신을 지원할 계획이다. 중소·벤처기업에는 VC 투자와 기술특례대출 등을 연계하고,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는 기업에는 특별금리와 채권 소각 등을 통해 재기를 지원한다.

금융위는 앞으로 생산적 금융의 공급 규모뿐 아니라 실제 추진 과정과 성과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각 금융사는 오는 12월께 생산적 금융 백서를 발간하고 내년 5월께 연간 실적을 담은 생산적 금융 연차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백서에는 생산적 금융의 정의와 범위, 목표, 관련 조직과 역할, 추진 경과 및 우수사례 등이 담긴다. 금융위는 이를 통해 금융회사별 생산적 금융 추진 성과를 국민들에게 알리고 금융권의 자금 공급이 실제 산업 성장으로 이어지는지를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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