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화 전략 따른 네이밍 체계 개편절제된 디자인·고급스러운 실내일상·고속주행 안정감
Q. 아니, 아우디 A5가 왜 A4 자리를 차지한 건가요?
아우디라는 브랜드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A4'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을 겁니다. BMW 3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와 함께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D세그먼트 세단 시장을 대표해온 모델이죠.
그런데 아우디가 2024년 전동화 전략에 맞춰 브랜드 네이밍 체계를 손봤습니다. 짝수 번호는 전기차, 홀수 번호는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모델에 부여하는 방식입니다. 이에 따라 오랜 시간 아우디의 중형 세단을 대표했던 A4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그 자리를 A5가 이어받게 됐습니다.
A5가 완전히 새로운 이름은 아닙니다. 2007년 처음 등장한 A5는 A4를 기반으로 쿠페의 멋을 강조한 모델이었습니다. 이후 4도어 스포트백까지 영역을 넓히면서 A4와는 또 다른 성격의 모델로 자리 잡았죠.
이번 3세대 A5에서는 그 경계가 사라졌습니다. 기존 A4가 담당했던 중형 세단의 역할에 A5 특유의 유려하고 스포티한 디자인을 더했습니다. 이름은 A5지만 역할만 놓고 보면 사실상 A4의 후계자입니다.
Q. A5라는 이름의 역사도 꽤 길군요. 이번 3세대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A5의 역사를 보면 이번 변화가 조금 더 선명하게 보입니다. 1세대 A5는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 발터 드 실바의 손끝에서 탄생했습니다. 낮은 차체와 유려한 측면 라인으로 당시 아우디 디자인의 새로운 방향을 보여줬죠. 2009년에는 실용성을 높인 5도어 스포트백을 추가했고, 2016년 등장한 2세대는 보다 날카롭고 현대적인 모습으로 진화했습니다.
그리고 3세대에 이르러 A5는 아우디의 새로운 내연기관 플랫폼인 'PPC(Premium Platform Combustion)'를 처음으로 적용했습니다. 단순히 이름만 A4에서 A5로 바꾼 게 아니라, 아우디가 앞으로 내연기관 모델을 어떤 방향으로 가져갈지를 보여주는 모델인 셈입니다.
실제로 차를 마주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인상은 '절제'입니다. 화려한 장식을 덧붙이기보다 차체의 비율과 선 자체로 멋을 만들어낸 디자인에 가깝기 때문이죠. 싱글프레임 그릴은 넓고 낮게 자리 잡았고, 얇게 다듬은 헤드램프는 차의 인상을 날카롭게 만듭니다. 측면에서는 A5 특유의 스포트백 실루엣이 돋보입니다.
실내는 분위기가 꽤 달라졌습니다. 11.9인치 버추얼 콕핏과 14.5인치 MMI 터치 디스플레이가 곡면 형태로 이어지면서 운전자를 감싸는 듯한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화면의 그래픽과 반응 속도도 빠르고, 조수석 디스플레이까지 더할 수 있죠. 아우디의 전통적인 실내 기조에 디지털 감성을 한껏 더했습니다.
물론 익숙함을 포기한 대가도 있습니다. 공조장치를 비롯한 각종 기능이 터치스크린으로 상당 부분 이동했습니다. 예전처럼 손끝의 감각만으로 버튼을 찾아 조작하는 방식에 익숙한 운전자라면 적응이 필요합니다.
Q. 가장 궁금한 건 주행이겠죠. 실제로 타보니 어떤가요?
시승차를 받고 도심에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진 건 '조용하다'였습니다. 2.0L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과 7단 S 트로닉 변속기는 출발부터 꽤 차분하게 움직입니다. 엔진음이나 진동이 실내로 크게 들어오지 않고, 노면에서 올라오는 잔진동도 잘 걸러냅니다.
발을 살짝 얹으면 차가 갑자기 튀어나가기보다 밟은 만큼 부드럽게 속도를 올립니다. 정체 구간에서 서고 출발하기를 반복해도 변속 충격이 크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운전자를 자극하기보다는 편안하게 일상을 보내는 데 초점을 맞춘 듯한 느낌이죠. 여기서 살짝 이질감이 옵니다. 생긴 모습은 상당히 날렵한데 성격은 차분하니까요.
그런데 고속도로에 올라서면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고 페달을 깊게 밟자 그제야 2.0 TFSI의 본색이 드러납니다. 이번 시승차는 최고출력 201마력, 최대토크 34.6kg·m를 자랑하는 엔트리 모델 '40 TFSI'이었는데, 일단 속도가 붙으면 시원하게 차체를 밀어붙입니다.
속도가 높을 땐 차체가 노면에 낮게 붙어 달리는 듯한 안정감이 느껴지고, 풍절음과 타이어 소음도 상당히 억제돼 있습니다. 계기판의 속도보다 체감 속도가 낮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와인딩 구간에서는 A5의 또 다른 면모가 드러납니다. 코너에 들어갈 때 앞머리가 둔하게 밀려나기보다 운전자가 조향한 만큼 정확하게 방향을 틉니다. 서스펜션 역시 무작정 단단하게 조이기보다는 잔진동은 걸러내면서 코너에서는 차체 움직임을 안정적으로 잡아줍니다.
주행 감각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편안함을 바탕으로 한 스포티함'에 가깝습니다. 자극적인 스포츠 세단이라기보다 매일 타면서도 필요할 때 운전의 재미를 꺼내 쓸 수 있는 차입니다. 엔트리 스포츠 세단의 성격을 잘 표현했죠.
Q. 아쉬운 부분도 분명 있을 텐데요?
A5의 장점이 오히려 단점으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스포츠카처럼 강렬한 주행 감각을 기대한다면 다소 밋밋할 수 있습니다. 가속 성능이나 코너링 능력은 충분하지만 엔진음이나 배기음까지 적극적으로 연출하는 차는 아닙니다. 운전자를 들뜨게 하기보다는 차분하고 정돈된 주행 감각을 추구합니다.
실내 조작 방식도 호불호가 갈릴 만합니다. 최신 디지털 감각은 분명하지만 공조장치나 일부 기능을 화면에서 찾아야 하는 과정은 기존 물리 버튼보다 직관적이지 않습니다. 특히 운전 중에는 작은 차이도 꽤 크게 느껴집니다.
소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전체적인 실내 분위기는 고급스럽지만, 일부 도어 트림이나 센터 콘솔 주변에서는 조금 더 고급 소재를 사용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다만 이런 부분까지 포함해 보면 A5의 성격은 오히려 명확합니다. 운전자의 감각을 극단까지 밀어붙이는 스포츠카가 아니라, 일상과 운전의 재미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은 모델입니다.
Q. 그래서 이번 A5, 한마디로 어떤 차라고 봐야 할까요?
3세대 A5는 첫눈에 강렬하게 사람을 사로잡는 차라기보다 타면 탈수록 장점이 보이는 차에 가깝습니다. 도심에서는 조용하고 편안하게 움직이고, 고속도로에서는 안정적으로 속도를 높입니다. 굽이진 길에서는 필요할 때 제법 날카로운 움직임도 보여줍니다.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일상적인 세단의 편안함과 A5 특유의 스포티한 감각을 한 차에 담았습니다.
무엇보다 재미있는 건 이름과 역할이 뒤바뀌었다는 점입니다. 과거 A5는 A4보다 멋있는 차였다면, 이제는 A4의 자리를 대신하면서 실용성과 스타일을 모두 책임져야 합니다. 그래서 이번 A5를 단순히 '새로운 A5'라고 부르기에는 조금 아깝습니다. A4의 유산을 이어받고 A5의 개성을 더한, 아우디 중형 세단의 새로운 출발점에 더 가깝습니다.
화려한 스포츠카보다 편안한 데일리카를 원하면서도 운전대 뒤에서 느껴지는 재미까지 포기하고 싶지 않은 운전자라면 꽤 매력적인 선택지입니다. 이름을 내려놓은 아우디가 A5라는 새 이름에 담아낸 답은 의외로 단순했습니다. 더 멋있게, 그리고 더 편안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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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권지용 기자
senna@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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