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포스코 120시간 파업 예고···열연 멈추면 후공정도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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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120시간 파업 예고···열연 멈추면 후공정도 '불똥'

등록 2026.09.15 10:14

이건우

  기자

48시간→120시간 확대···열연공장까지 파업 대상15일 임단협 교섭 분수령···결렬 땐 16일부터 파업현대제철은 임단협 봉합···포스코는 파업 수위 높여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포스코 노조가 16일부터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 공장을 대상으로 120시간 부분파업을 예고했다. 지난 1차 파업보다 기간이 2배 이상 길어진 데다 파업의 범위도 냉연·도금강판 등 후속 제품의 소재를 생산하는 열연공장으로 옮겨갔다. 포스코는 대체인력을 투입해 정상 가동한다는 방침이지만 파업 범위가 확대될 경우 후공정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노동조합은 16일 오전 7시부터 21일 오전 7시까지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과 광양제철소 4열연공장에서 120시간 부분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노조는 교섭 상황에 따라 오는 18일부터 파업 대상 공장을 추가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2차 파업의 현실화 여부는 이날 오후 열리는 노사 교섭에서 갈릴 전망이다. 포스코 노사는 오후 2시 포항 본사에서 지난 3일 이후 12일 만에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재개한다. 노조는 기본급 7.1% 인상과 격려금 600%, 우리사주 50주, 명절상여금 200%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기본급 2.0% 인상과 목표달성 격려금 350만원, 지역사랑상품권 50만원 등을 제시한 상태다.

이번 파업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대상 공정이 열연으로 옮겨갔다는 점이다. 열연공장은 제강·연주 공정에서 생산한 슬래브를 고온에서 압연해 열연코일로 만드는 곳이다. 열연코일은 그대로 판매되기도 하지만 냉연강판과 도금강판, 전기강판 등 후속 제품을 만드는 소재로도 사용된다. 열연 생산이 장기간 줄어들 경우 해당 공장 생산량 감소에 그치지 않고 후공정의 소재 운용에도 부담을 줄 수 있는 이유다.

파업 대상인 광양 4열연은 자동차강판과 연결성이 높은 생산라인이다. 설계 생산능력은 연간 350만톤으로 광폭 자동차강판과 고강도 첨단고장력강(AHSS), 1.5기가급 강재 등을 생산하도록 구축됐다. 포항 2열연 역시 열연제품뿐 아니라 냉연·스테인리스·전기강판 등 후속 공정에 투입되는 소재를 생산해 온 포항제철소의 핵심 압연설비다.

열연공장이 파업 대상에 포함됐지만, 곧바로 닷새간 생산이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노조는 파업 시작일인 16일이 해당 열연공장의 정기 수리 일정과 겹치는 점을 고려해 날짜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파업으로 조합원이 직접 설비를 멈추는 데 따른 부담을 낮추면서 쟁의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포스코노조 관계자는 "열연공장이 제철소의 '꽃'이라고 불리는 만큼 누군가 라인을 직접 세우는 데 따른 부담이 있다"며 "어차피 수리를 위해 공장을 세우는 날에 맞춰 조합원을 보호하고 관련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요일로 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도 생산 차질을 막기 위한 대응에 나선다. 회사는 포항과 광양에 가용인력을 투입해 해당 열연공장을 정상 가동하고 자동차·조선 등 국내 수요산업용 소재와 긴급재를 우선 생산·출하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실제 생산 영향은 파업 참여 규모와 대체인력 투입 상황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앞선 1차 부분파업에서는 생산 차질이 발생하지 않았다. 노조는 지난 9일 오전 7시부터 포항제철소 2전기강판공장 일부 라인과 광양제철소 산세공장에서 48시간 부분파업을 벌였다. 포항 20명과 광양 100명 등 120명이 참여했지만 회사가 대체인력을 투입하면서 해당 생산라인은 정상적으로 가동됐다.

2차 파업은 상황이 다르다. 파업 시간이 48시간에서 120시간으로 늘어난 데다 생산 흐름상 열연보다 뒤에 있는 전기강판·산세공정에서 열연 공정으로 대상이 이동했다. 회사가 재고와 다른 생산라인, 가용인력을 활용해 단기 영향을 흡수할 수 있더라도 파업 대상이 추가되거나 장기화하면 후속 공정의 생산계획을 조정해야 할 가능성이 커진다. 공장별로 생산 가능한 강종과 규격이 달라 모든 물량을 다른 열연라인이 그대로 대체하기도 어렵다.

같은 철강 업계인 현대제철과도 다른 흐름이다. 현대제철은 지난 8월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조합원 투표로 가결하면서 파업 없이 교섭을 마무리했다. 이어 지난 10일에는 현대ITC·현대IEC·현대IMC·현대ISC 등 4개 자회사 노사와 산업안전 의제를 중심으로 원·하청 단체협약도 체결했다.

교섭 사안과 노조 구조에는 차이가 있지만 현대제철이 잇달아 합의를 끌어낸 것과 달리 포스코는 창사 첫 파업 이후 쟁의 대상과 시간을 확대하는 국면에 들어선 셈이다.

이날 열리는 교섭에서도 접점을 찾지 못하면 포스코 노사 갈등은 핵심 생산공정을 둘러싼 힘겨루기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노조 관계자는 "파업은 단지 교섭을 위한 수단이지 목적은 아니다"라며 "회사가 교섭에서 진전 있는 안을 가져오지 않는다면 파업 규모와 대상을 점차 확대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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