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이후 관리종목에 소급 적용···신라에스지 첫 사례코이즈는 퇴출·원풍물산 등도 상폐 수순저시총 기업에 코넥스라는 새 경로 열려
시가총액 기준을 회복하지 못해 상장폐지 요건을 충족한 신라에스지가 코넥스 신규상장을 위한 사전협의 절차에 들어갔다. 시총 미달 기업이 코스닥 퇴출을 앞두고 코넥스 이전을 추진하면서 기존 상장폐지 절차가 유예된 첫 사례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라에스지는 지난 14일 시가총액 미달에 따른 상장폐지 요건을 충족했다. 지난 7월 9일 시총 200억원 미만 상태가 30거래일 이어져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뒤 기준을 회복하지 못한 결과다.
신라에스지는 어육소시지와 수산물 가공제품을 생산하고 수산물·축육 도소매 사업을 하는 식품업체다. 지난 14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약 42억원으로 상장 유지 기준인 200억원과 크게 차이가 났다. 회사 측은 낮은 수익성과 성장전략에 대한 시장 인식 부족, 투자자와의 소통 미흡 등을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에 신라에스지는 지난 6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내놓고 유통 중심 사업구조를 가공·제조 중심으로 전환하는 한편 저수익 사업 효율화와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 글로벌 판매·수출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후에도 시총이 상장유지 기준을 회복하지 못하면서 지난 7월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데 이어 결국 상장폐지 요건까지 충족했다.
밸류업에도 시총 회복 실패···저시총주 퇴출 현실화
금융당국의 상장폐지 기준 강화 이후 저시총 기업과 동전주의 퇴출은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 7월 1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새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종목은 104개로, 이 중 시가총액 또는 주가 미달 사유가 85개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강화된 시총 기준에 걸린 코이즈는 정리매매를 거쳐 지난 14일 코스닥시장에서 상장폐지됐다.
추가 퇴출 절차도 이어지고 있다. 원풍물산은 지난 10일부터 정리매매에 들어가 오는 21일 상장폐지될 예정이며, 케이엠제약도 시총 200억원 미달로 상장폐지가 결정돼 15일 거래정지 후 16일부터 정리매매를 거쳐 29일 상장폐지될 예정이다.
신라에스지의 경우 상장폐지 대신 코넥스 이전상장을 택했다. 금융당국은 상장폐지 요건을 강화한 뒤 코스닥 시장에서 상장폐지 기업이 급증할 것으로 우려되자 이달 초 일정 재무요건을 갖춘 기업은 정리매매 없이 코넥스 시장으로 이전 상장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전 상장 대상 기업은 올해 7월 1일 이후 시가총액 미달 사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기업으로, 최근 3개년 중 2개년도의 영업이익이 흑자거나 최근 3개년 중 1개년도의 영업이익이 흑자면서 자기자본이 200억원(손실흡수력 감안) 이상이어야 한다. 신라에스지는 2023년과 2024년 영업흑자를 기록해 기본 요건을 충족한다. 지난해에는 15억5500만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올해 상반기 2억2100만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신라에스지는 지난 14일 "당사는 금일 상장규정 제54조에 의거한 상장폐지 요건을 충족했다"면서 "그러나 지난 11일 한국거래소 코넥스시장부에 신규상장 심사를 위한 사전협의를 신청한 바 해당 심사결과 확정시까지 상장폐지 및 정리매매 절차가 진행되지 않는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신라에스지는 코넥스 신규상장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주식 거래가 정지되고 기존 퇴출 절차도 보류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신라에스지는 이번 코넥스 이전 제도 적용의 첫 사례로 관련 규정은 오는 23일부터 시행되지만 7월 1일 이후 시가총액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기업은 경과규정에 따라 적용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회사가 이전상장을 결정하고 사전협의를 신청한 단계로 정리매매와 상장폐지 절차를 보류한 상태"라며 "심사 일정은 규정 시행 이후 개정 규정에서 정한 기한에 맞춰 진행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심사 통과 땐 코넥스로···불발 시 상폐 절차 재개
신라에스지가 코넥스 신규상장 심사를 통과하면 코스닥에서는 상장폐지되고 코넥스에 새로 상장한다. 반대로 신규상장이 승인되지 않거나 회사가 이전 절차를 철회하면 보류됐던 정리매매와 상장폐지 절차가 다시 진행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신라에스지가 코넥스로 이전상장하게 되면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저시가총액 기업들에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순 있지만 모든 상장폐지 대상 기업을 코넥스로 이전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재무건전성과 회계투명성, 경영 정상화 가능성 등을 엄격하게 심사해야 하고 신라에스지 사례가 안착한다면 향후 유사한 저시총 기업의 코넥스 이전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호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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