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베일 벗은 2000억弗 대미투자···K-전력기기 美 수혜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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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2000억弗 대미투자···K-전력기기 美 수혜 가시화

등록 2026.09.23 11:13

강준혁

  기자

정부 대미투자 프로젝트 1호는 '텍사스 엔시날'효성중공업 등 전력기기업계 수혜 가능성 거론두산에너빌리티 가스터빈 사업 수주 가능성도

정부가 추진하는 2000억달러 규모 대미(對美) 전략투자의 첫 사업으로 미국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가 선정되면서 국내 전력산업계의 사업 기회 확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미국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발전설비와 송배전망 확충이 동시에 추진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가스터빈·변압기 등 국내 기업의 추가 수주 기회가 열릴지 주목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에 AI 데이터센터 전력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을 대미 전략 투자 프로젝트 1호 사업으로 추진한다. 전체 설비용량은 약 6.3GW로, 1단계로 1.4GW 규모 가스터빈 발전소를 건설한 뒤 발전효율이 높은 4.9GW 규모 복합화력발전 설비를 순차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이다.

사진=AI(챗GPT) 생성사진=AI(챗GPT) 생성

이번 프로젝트는 한미 관세 협상 합의 등에 따라 한국이 미국 내 대규모 인프라·에너지 사업에 총 최대 2000억달러를 투자하는 국가 전략 사업의 첫 사례다. 엔시날 프로젝트의 총사업비는 약 223억달러 규모로 알려졌다. 정부는 20년간 사업을 통해 432억9000만~454억300만달러를 회수할 수 있다는 사업성 검토 결과를 국회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미국 전력시장 내 사업 확대 기회가 마련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은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발전설비와 전력망 확충이 동시에 요구되고 있다. 여기에 노후 전력설비 교체 수요까지 맞물리면서 가스터빈과 변압기 등 전력기기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가스터빈과 원전 주기기, 변압기 등 발전·송배전 분야에서 사업 경험을 확보하고 있어 대미 전략투자가 미국 전력시장 내 사업 영역을 넓히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

대표적인 기업은 두산에너빌리티다. 엔시날 사업이 구체화되면서 두산에너빌리티의 가스터빈 공급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인다. 두산에너빌리티는 380MW급 발전용 가스터빈을 생산하고 있으며, 올해 3월 미국 기업과 380MW급 가스터빈 7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포함해 현재까지 미국 기업과 총 12기의 가스터빈 공급계약을 확보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빅테크를 대상으로 가스터빈 공급 실적도 확보했다. 지난해 10월 미국 빅테크와 380MW급 가스터빈 2기 공급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같은 발주처와 추가 계약을 체결하며 미국 시장에서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

원전 분야에서도 미국 시장과의 접점을 확보하고 있다. 한국형 원전 APR1400과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AP1000에 기자재를 공급한 경험을 갖고 있으며, 소형모듈원자로(SMR) 분야에서도 뉴스케일파워·엑스에너지·테라파워 등 미국 주요 개발사와 핵심 부품 공급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12월에는 경남 창원공장에 SMR 전용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향후 미국 내 대형 원전 사업까지 구체화될 경우 발전설비 분야에서 국내 기업의 참여 기회가 추가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대미 전략투자 후속 사업으로 거론되는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와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은 현재 추가 협의 단계에 있다.

발전설비 투자는 송배전망 투자로도 이어질 수 있다. 데이터센터와 산업시설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초고압변압기와 차단기 등 전력기기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북미 시장에서 생산거점을 확대해 온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의 추가 수주 가능성이 거론되는 배경이다.

효성중공업은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공장을 기반으로 초고압변압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도 미국 앨라배마주 생산법인을 중심으로 북미 사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현지 생산능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LS일렉트릭 역시 미국 유타와 텍사스 등에 생산거점을 두고 북미 전력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가 밀집한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발전소와 송전망 구축이 동시에 진행될 경우 국내 기업에는 발전설비뿐 아니라 변압기·차단기 등 송배전 기자재까지 공급 범위를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엔시날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기자재 공급업체 선정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만큼 국내 기업의 수주를 단정하기는 이르다. 실제 수혜 규모는 향후 사업자와 기자재 공급업체 선정, 현지 조달 조건 등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사업자 선정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수주 가능성을 논하기는 이른 상황"이라며 "다만 실제 사업 수주까지 이어진다면 미국 현지 사업을 확대하고 레퍼런스를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국내 전력산업계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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