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최대 실적·106분기 흑자···영풍, 3년 연속 적자온산제련소 가동률 100%···석포제련소는 57.2%→51.7%MBK 홈플러스 회생·수사···'기업가치 제고'와 엇갈린 현실
2024년 9월 13일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의 공개매수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시작됐다. 열흘 뒤인 9월 24일 장형진 영풍 고문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MBK와 손잡은 배경을 설명하며 "우리 아버님 세대가 만들었지만 그게 꼭 우리 손에 의해서만 돌아가야 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장 고문은 당시 "우리보다 더 좋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와서 회사 가치를 올려놓으면 더 좋고, 회사도 오래 갈 것 같았다"고 했다. MBK의 자본력과 경영 역량을 활용해 고려아연의 기업가치를 높이고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는 또 MBK가 경영을 잘하지 못해 주가가 떨어진다면 영풍이 다시 지분을 사들이고, 반대로 MBK가 경영을 잘해 더 나은 주체에게 넘기겠다고 한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양사의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지 2년이 지난 현재 고려아연과 영풍을 둘러싼 경영 환경은 당시와 크게 달라졌다. 두 회사의 실적 흐름이 엇갈린 가운데 MBK의 주요 포트폴리오 기업인 홈플러스는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고, 이후 경영 책임을 둘러싼 수사까지 이어지고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106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 테네시주에 통합제련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 크루서블' 등 대규모 투자 계획도 내놨다. 온산제련소 역시 올해 상반기 약 100% 수준의 가동률을 유지했다.
반면 영풍은 지난해 259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적자를 냈다. 올해 상반기에는 흑자로 전환했지만 2분기 영업이익은 약 15억원에 그쳤다. 석포제련소 가동률도 1분기 57.23%에서 2분기 51.7%로 낮아졌다.
주주 표결에서도 고려아연 측이 우위를 보였다. 최근 감사위원 선임 표결에서는 고려아연 측 후보가 승리했으며, 외국인·외국기관 주주들의 찬성률은 98.3%로 집계됐다.
MBK를 둘러싼 환경 역시 2년 전과 달라졌다. MBK가 인수한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이후 인수 과정에서 활용된 차입매수(LBO)와 자산 매각 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졌다.
검찰은 김병주 MBK 회장 등이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대규모 단기채권을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입힌 것으로 보고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을 수사하고 있다. 김광일 MBK 부회장도 검찰 조사를 받았다.
다만 관련 혐의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법원은 앞서 김 회장과 김 부회장 등 경영진 4명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MBK 측은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과정이 수사기관에서 오해받고 있다는 입장이다.
고려아연과 영풍의 실적 차이를 경영권 분쟁의 결과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 국제 금속 가격과 제련수수료(TC), 생산 여건, 환경·안전 규제 등 다양한 요인이 실적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MBK의 홈플러스 관련 수사 역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는 별개의 사안이다.
다만 2년 전 장 고문이 MBK와 손잡으며 제시했던 '기업가치 제고'와 '장기 성장'이라는 기준에서 보면, 지난 2년간 나타난 변화는 비교해 볼 지점이 있다. 고려아연은 실적과 투자를 확대했고, 영풍은 지난해까지 적자가 이어진 뒤 올해 상반기 흑자로 전환했다. MBK는 주요 투자기업인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과정에서 경영 책임을 둘러싼 수사를 받고 있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2년째 이어지는 가운데, 당시 제시됐던 경영 구상과 이후 나타난 실적·투자·주주 표결의 변화가 향후 주주들의 판단에 어떤 의미를 가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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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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