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종투사 스몰캡 보고서 비중 25% 제시전담조직 확대에도 기업정보 부족·인력 부담해외는 리서치 지원 다각화···업계는 IR 강화 요구
금융당국이 대형주 중심의 증권사 리서치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중소형주 보고서 발간 의무화를 추진하면서 증권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한정된 인력과 부족한 기업정보로 의무비율을 충족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발간량을 늘리는 데 치중하면 분석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일 리서치 독립성·신뢰성 강화와 중소형주 분석 확대를 위한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의 연간 보고서 가운데 스몰캡 비중을 최소 25%로 설정하는 방안을 예시로 제시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300위 미만과 코스닥 150위 미만 기업이 대상이며, 스몰캡 보고서의 절반 이상을 코스닥 해당 종목에 배분하는 방안도 담겼다. 구체적인 적용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개편안에는 영업·기업금융 부문의 부당한 영향력 차단과 애널리스트 평가체계 개선도 포함됐다. 준법감시인의 사전 승인 등을 거쳐 매도의견 보고서 작성자의 익명화를 허용하고, 기업공개(IPO) 이후 보고서 발간 의무를 기존 상장 후 1년간 2회 이상에서 3년간 매년 2회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전담조직 늘렸지만···지속적인 분석은 부담
증권사들은 이미 정부의 코스닥시장 활성화 기조에 맞춰 분석 역량을 강화해왔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은 전담조직을 운영하고,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은 산업별 애널리스트가 스몰캡 분석을 병행한다. KB증권과 대신증권은 올해 관련 인력을 충원했다. 키움증권은 전담인력 7명을 두고 '키움 콥데이' 등 기업설명회(IR)를 통해 투자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중소형주는 대형주에 비해 기관투자자 수요가 제한적인 경우가 많아 분석에 인력과 비용을 투입할 유인이 부족하다. 실적 추정 자료가 충분하지 않거나 사업 환경이 빠르게 변해 적정 가치 산정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목표주가를 제시한 뒤에도 기업가치를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해 부담이 이어진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소형주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에는 공감하지만, 해결책으로 보고서 발간 비율을 정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의문"이라며 "일정 비율을 채워야 한다면 분석 필요성보다 규정 충족을 위해 보고서를 작성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는 리서치 지원·제도 정비···업계는 유인책 요구
해외에서는 스몰캡 리서치 확대를 위해 비용 부담을 낮추거나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있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는 외부 연구기관을 지원해 증권사 분석에서 소외된 기업의 보고서 발간을 돕는다. 제작비는 협찬금으로 충당하며 투자자는 무료로 열람할 수 있다.
유럽연합(EU)은 거래수수료와 리서치 비용의 통합 지급을 허용하고, 기업이 제작비를 부담하는 보고서에는 후원 사실 공개와 이해충돌 관리 기준을 적용한다. 영국도 리서치 비용 지급방식의 선택권을 넓혔다. 미국은 투자은행(IB) 부서의 애널리스트 평가·보상 개입을 제한하고 투자의견 분포를 공개하도록 하는 등 분석 독립성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소형주 중에는 전담 IR 담당자가 없거나 기업 관계자와의 미팅 자체가 어려운 곳도 있다"며 "증권사가 우량 중소형 기업을 발굴하고 지속적으로 분석할 수 있도록 유인책을 마련하는 동시에 코스닥 상장기업의 IR 의무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웨이 문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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