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태의연(舊態依然)'하다. 국정감사가 그렇다. 여야가 나뉘어 공격과 방어에 급급한 국감장 분위기도, 호통으로 책임을 다한 듯한 의원들도, 두루 뭉실한 해결책과 전임자에 떠넘기는 방어책을 들고나와 일순간만 고개를 숙이는 피감기관도 항상 똑같다. 국민과 언론의 거듭된 비판에도 좀처럼 달라지지 않는다.
국정감사는 국회 상임위원회가 국민을 대신해 국정 운영의 실태를 파악하고, 잘못된 부분을 적발, 시정하는 자리다. 그러나 개선 약속이 지켜졌는지 검증하는 의원들은 일부에 그친다. 새로운 현안에 대한 질타와 해명이 반복된다. 이전 지적에 대한 조치와 그 효과에 대한 검증을 충분히 거치지 않은 채 국감은 해마다 새로운 출반선에서 시작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문제가 그렇다. 공공임대주택 공실 문제가 단적인 사례다. 지난해 국감에서는 LH가 직접 지은 건설임대주택의 6개월 이상 미임대율이 2020년 2.3%에서 2025년 7월 5.2%로 높아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LH는 주택 품질 개선과 노후 임대주택 리모델링 등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해도 장기 공실과 그에 따른 손실은 국감 자료에 다시 등장했다.
한국부동산원의 공사비 검증 문제, 코레일의 차량 납품 지연 및 안전관리 등도 수년째 국감 단골 소재지만, 얼마만큼 현장에서 개선됐는지는 물음표로 남았다.
같은 내용이 국감장에 재등장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해결되지 않은 사안을 거듭 추궁하는 것은 국회의 책무다. 하지만 질문이 달라져야 한다. 같은 질타에 같은 개선 약속을 받아내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질문하고 질책하는 의원도, 답변하는 피감기관도 '대책 마련'과 '문제 해결'을 혼동하면 안된다. 성과가 부족했다면 국감장에서는 원인까지 파악해야 하고, 피감기관은 보완책과 현장 상황 등을 준비해와서 답해야 한다.
질타까지가 국회의 역할이 아니다. 국민을 위한 해결 여건까지 만드는 일이 국회의 역할이다. 내년 국감에서는 새로운 의혹을 꺼내기 전에 지난해의 약속부터 펼쳐봤으면 한다. 지적 사항에 대해 구체적인 결과가 돌아올 때까지 묻는 국감이어야 한다. 국감 성적표로 남아야 할 것은 호통의 크기가 아니라 달라진 현장이다.
뉴스웨이 서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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