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넷, 지분 49%에도 자금 집행·지분 처분에 거부권 확보 추진51% 대주주 넥스펄스와 대비···'미르' 게임 운영 경험도 풍부과거 위메이드와 분쟁까지···IP 독점계약 추진·배상 조항도
총 9200억원 규모 위메이드 경영권 인수전에 가세한 중국 게임사 킹넷네트워크(킹넷)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킹넷은 인수회사 지분 49%만 확보하면서도 자금 집행과 대주주의 지분 처분에 대한 '비토권(거부권)'을 계약에 담았다. 여기에 위메이드 핵심 지식재산권(IP) '미르'의 중국 사업 경험을 갖추고 독점 라이선스 확보까지 추진하면서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를 넘어 사업적 이해관계를 가진 투자자로 주목받고 있다.
23일 킹넷이 지난달 중국 증권시장에 제출한 공시에 따르면 킹넷은 홍콩 자회사 사이프레스테크놀로지HK를 통해 네오스피어 지분 49%를 1홍콩달러에 취득하고 2억9800만달러(약 3940억원)를 출자할 예정이다. 나머지 지분 51%를 보유하는 넥스펄스는 3억1020만달러(약 4102억원) 이상을 출자한다.
네오스피어는 홍콩 성송투자를 거쳐 위메이드 지분을 인수하는 네오펄스의 상위 투자회사다. 거래가 완료되면 킹넷은 네오스피어를 통해 위메이드에 간접적인 지분 이해관계를 갖게 된다.
눈여겨볼 대목은 킹넷이 핵심 주주로서의 권리를 보장받기 위한 장치를 계약서 곳곳에 명시했다는 데 있다.
첫 번째는 인수자금 집행에 대한 동의권이다. 계약에 따르면 양측의 출자가 완료되면 네오스피어는 공동으로 지정한 홍콩 은행에 전용계좌를 개설하고 출자금을 예치해야 한다. 해당 계좌의 자금은 양측의 서면 동의 없이는 사용하거나 이체·처분할 수 없다.
킹넷 측은 출자 순서에도 조건을 뒀다. 넥스펄스가 3억1020만달러를 전액 납입하고 실제 입금까지 완료해야 킹넷 측의 2억9800만달러 출자 의무가 발생한다. 킹넷 측은 해당 조건을 서면으로 면제할 수 있다.
넥스펄스의 선납입을 요구하는 동시에 출자 이후에도 공동 동의를 통해 자금 집행을 관리하는 구조다. 킹넷은 소수주주지만 네오스피어 전용계좌의 자금 사용에 대해서는 계약상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두 번째는 넥스펄스의 네오스피어 지분 처분에 관한 사안이다. 거래 완료 이후 넥스펄스는 킹넷 측의 사전(서면) 동의 없이 네오스피어 지분을 매각하거나 증여·담보 제공 등의 방식으로 처분할 수 없다.
계약은 킹넷 측 동의 없이 이뤄진 지분 양도를 무효로 규정했다. 네오스피어 역시 해당 양도에 따른 주주명부 변경이나 관련 결의를 허용하지 않도록 했다. 간접 양도나 신탁, 의결권 위임 등을 통해 지분 처분 제한을 우회하는 행위도 금지했다.
킹넷 측에는 우선매수권과 동반매도참여권도 부여된다. 넥스펄스가 제3자에게 지분을 매각하려 할 경우 킹넷 측이 먼저 매수할 기회를 갖는다. 킹넷 측이 동반매도권을 행사하면 제3자 매수인은 킹넷 측 지분을 우선 매입해야 한다. 이를 거부하거나 넥스펄스에 제시한 조건보다 불리한 조건을 제시하면 넥스펄스도 해당 매수인에게 지분을 매각할 수 없다.
신규 주식 발행에 따른 지분 희석을 방지하기 위한 우선인수권도 포함됐다. 양측은 거래 완료 이후 30영업일 이내에 지분 처분 제한과 우선매수권, 동반매도권, 우선인수권 등이 반영되도록 네오스피어 정관을 변경하기로 했다.
이 같은 조항은 킹넷이 소수지분을 확보하면서도 투자회사의 자금 운용과 지분 변동에 관여할 수 있도록 설계된 보호장치다. 단, 비토권의 직접적인 대상은 네오스피어의 자금 집행과 넥스펄스가 보유한 네오스피어 지분이다. 한국 네오펄스가 보유하게 될 위메이드 주식 자체의 매각이나 위메이드의 경영 의사결정에 대해 킹넷이 직접적인 거부권을 확보했다는 내용은 공시에 명시되지 않았다.
이러한 구조는 장차 위메이드 내 실질적인 사업 주도권이 어디로 향할지를 가늠할 단서이기도 하다. 넥스펄스가 지분 과반을 보유하며 지배구조의 중심에 서겠지만, 실제 사업에선 킹넷 측 목소리가 더 클 수 있다는 진단으로 이어진다.
넥스펄스는 해외 지분투자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홍콩 투자지주회사다. 중국 공시상 핵심 자산은 네오스피어 지분이며, 구체적인 게임 개발이나 운영 실적은 확인할 수 없다.
반면 킹넷은 '미르의 전설2' IP 기반 게임을 중국에서 서비스한 경험을 갖고 있다. 위메이드와 오랜 사업 관계를 이어온 만큼 중국 게임시장과 미르 IP의 사업적 가치에 대한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킹넷과 위메이드는 IP 로열티를 놓고 법적 분쟁을 벌이기도 했다. 위메이드는 킹넷 계열사가 서비스한 '남월전기'의 로열티 미지급 문제로 소송과 중재를 진행했으며, 지난 4월 관련 분쟁을 종결하고 약 430억원의 화해금을 수령했다고 밝혔다. 과거 분쟁 상대였던 킹넷이 이번에는 위메이드 경영권 인수 거래의 주요 투자자로 참여한 셈이다.
킹넷의 투자계약에는 위메이드의 핵심 지식재산권(IP)인 '미르' 관련 사업 협력 조건도 담겼다. 넥스펄스는 위메이드 지분 인수가 완료된 이후 네오스피어가 '미르' IP 독점 라이선스를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라이선스 대가는 위메이드 또는 관계사가 기존 협력사와 체결한 관련 계약의 대가 기준을 넘지 않도록 했다.
특히 넥스펄스의 귀책으로 독점 라이선스 계약 체결을 추진한다는 약속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킹넷 측에 배상한다는 조항도 포함됐다. 배상 기준에는 공시에서 정한 조건 충족일의 위메이드 주가와 이번 거래의 주당 인수가격 차이가 반영된다. 물론 이는 넥스펄스가 부담하는 계약상 약속으로, 위메이드가 직접 독점 라이선스 제공을 확약한 것은 아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거래는 킹넷이 지분 49%만 확보하면서도 투자금 집행과 대주주의 지분 처분에 관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며 "위메이드 경영권에 대한 직접적인 거부권은 아니지만, 인수 구조의 핵심 투자회사에 대한 계약상 영향력을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위메이드는 지난 14일 박관호 의장과 네오펄스 간 주식 양도‧양수 계약의 잔금(8280억원) 지급과 최대주주 변경 예정일을 12월30일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당초 10월30일로 잡았던 일정을 2개월 연기했다. 회사 측은 거래종결 선행조건 충족 지연을 사유로 기재했다.
뉴스웨이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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