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자산 31억·여신 0원···핀다저축은행 '1조클럽'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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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31억·여신 0원···핀다저축은행 '1조클럽' 첩첩산중

등록 2026.10.27 07:45

이은서

  기자

총자산 31억원·총여신 사실상 전무···내년 1월 중금리 신용대출로 영업 기반 구축핀다 스코어·전북은행 협업으로 심사 역량 보강···증자와 연체율 관리가 과제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대출 비교 플랫폼 핀다가 대원저축은행을 인수해 자산 1조원 규모로 키우는 구상이 거론되는 가운데 초기 영업 기반 구축과 건전성 관리가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올해 6월 말 총자산은 31억원에 불과하고 총여신도 사실상 없는 만큼 박연현 대표는 대출상품 출시와 고객·수신 기반 확보부터 대출 확대에 따른 연체·부실 관리 체계 마련까지 폭넓은 과제를 안게 됐다.

26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핀다는 대원저축은행 신임 대표이사로 박연현 전 토스뱅크 기업제품부문장을 선임했다. 금융위원회로부터 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은 지난 21일 이후 사흘 만이다. 이는 국내 핀테크 기업이 저축은행을 인수한 첫 사례로, 앞으로 핀다는 기존 대출 비교·중개 사업을 넘어 예금과 대출을 직접 취급하며 금융상품을 설계·공급하는 사업자로 영역을 넓히게 됐다.

1989년생인 박 대표는 고려대 경영학과와 통계학과를 졸업한 뒤 2016년 딜로이트컨설팅에서 금융 분야 전략 컨설팅 업무를 맡았다. 2020년에는 토스뱅크 출범 준비 과정에 합류해 은행 설립과 사업 전략 수립, 신규 사업 추진 등에 참여했다. 토스뱅크에서 쌓은 대출상품 개발 경험도 강점으로 꼽힌다. 박 대표는 공동여신 스쿼드의 프로젝트 오너로 활동하며 광주은행과 함께 선보인 공동대출 상품 '함께대출'의 기획과 설계, 출시를 이끌었다. 함께대출은 두 은행이 각각 차주의 신용도와 상환 능력을 심사한 뒤 대출한도와 금리를 공동으로 결정하는 상품으로 향후 박 대표는 은행 설립부터 상품 출시까지 경험한 만큼 핀다저축은행의 초기 상품 체계를 마련하고 영업 기반을 구축하는 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일각에서는 대원저축은행의 현재 자산 규모와 향후 건전성 관리 부담을 고려하면 자산 1조원 규모로 키우는 구상이 만만치 않은 과제라는 시각도 나온다. 일례로 JT저축은행은 2015년 1월 SC저축은행을 인수해 출범한 뒤 총자산을 3369억원에서 2017년 1조523억원으로 늘리며 약 2년 만에 자산 1조원을 넘어섰다. 인수 당시 JT저축은행의 자산 규모가 대원저축은행보다 컸고 사업 구조에도 차이가 있어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대출상품 출시와 수신 기반 구축을 병행해야 하는데다 대출 확대에 따른 연체·부실을 통제해야 한다는 점에서 성장 속도에도 제약이 따를 수 있다는 평가다.

일단 핀다는 저축은행 출범 이후 첫 상품으로 내년 1월 중금리 신용대출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기존 대출 비교·중개 사업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직접 대출상품에 접목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자체 신용평가모형인 '핀다 스코어'를 활용해 중·저신용자의 상환 능력을 분석하고 대출 심사와 상품 설계에 반영할 방침이다. 핀다 관계자는 "신용점수대별 대출 추이 등 데이터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며 "직접 상품을 개발하면 기존 데이터를 활용해 차주의 성향을 더 빠르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원저축은행의 총여신이 사실상 없는 만큼 신규 대출을 늘리려면 고객 확보와 수신 기반 마련을 빠르게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 고민거리다.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대원저축은행의 올 6월 말 총여신은 0원에 가깝다. 여기에 저축은행 업권 전반의 건전성이 약화한 상황에서 여·수신 취급 경험이 전무한 핀다가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역 의무여신비율을 충족하면서 전국 단위 비대면 영업을 확대해야 하는 점도 과제다. 저축은행은 영업구역 내 여신 의무비율을 맞춰야 하지만, 자산 1조원 이하 중소형 저축은행에는 영업구역 밖에서 취급한 비대면 개인신용대출의 50%를 지역 의무여신비율 산정 시 총여신에서 제외하는 특례가 적용된다. 비대면 신용대출을 확대하면서 지역 의무여신비율을 충족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제도다. 다만 지역 내 대출 수요 확보라는 과제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닌 만큼 전국 단위 고객 유치와 지역 여신 관리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는 평가다.

자본 확충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대원저축은행은 지난해 순손실 8억7200만원을 기록했고, 올해 6월 말 이익잉여금은 마이너스 581억원에 달했다. 핀다 역시 지난해 영업손실 66억5000만원과 영업활동현금흐름 마이너스 46억원을 기록해 자체적인 재원 마련 부담이 있는 상황이다. 신규 영업체계 구축에 필요한 비용뿐 아니라 대출자산 확대에 따른 위험가중자산 증가까지 감안하면 추가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 핀다 측은 증자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시기와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나마 다행인 건 JB금융그룹과의 협업으로 리스크 관리 측면의 보완 요소를 갖췄다는 점이다. 핀다가 대원저축은행 지분 60%를 확보하고 JB금융그룹 계열 전북은행이 나머지 40%를 보유한 가운데, 핀다의 데이터·AI 기술과 상품 기획 역량에 전북은행의 여신건전성 관리와 내부통제 경험을 접목한다는 구상이다. 핀다는 상품 개발과 디지털 서비스 고도화를 추진하고 전북은행은 금융업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리스크 관리와 규제 대응을 지원할 계획이다.

단 데이터 기반 심사모형을 갖추는 것과 실제 대출의 연체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핀다 관계자는 연체율 관리 방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업계에서도 자산 확대 속도보다 건전성 관리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산 1조원 달성 자체가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닐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건전성 지표"라며 "지금 무리하게 대출을 늘리면 내년에 부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는 만큼 자산 확대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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