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방사성의약품 '기술' 넘어 '공급망' 경쟁···K바이오의 숙제는

ICT·바이오 제약·바이오 BIX 2026

방사성의약품 '기술' 넘어 '공급망' 경쟁···K바이오의 숙제는

등록 2026.10.28 14:54

안다하

  기자

후보물질 확보에서 제조·물류 역량까지···글로벌 투자 기준 확대퓨쳐켐 FC705 해외 임상 확대 추진···국내 기업 사업화 전략 시험대

(왼쪽부터) 강건욱 서울대학교 교수, 지대윤 퓨처켐 대표, 정승욱 DCI파트너스 벤처파트너, 박성환 인트라링크스 코리아 대표. 사진=안다하 기자(왼쪽부터) 강건욱 서울대학교 교수, 지대윤 퓨처켐 대표, 정승욱 DCI파트너스 벤처파트너, 박성환 인트라링크스 코리아 대표. 사진=안다하 기자

글로벌 제약사의 방사성의약품 투자 기준이 후보물질의 경쟁력을 넘어 동위원소 공급과 제조·물류 역량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우수한 임상 데이터를 확보하더라도 해외 임상과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 계획을 제시하지 못하면 글로벌 투자 유치와 기술수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2026(BIX 2026)'의 '한국 RPT 시장의 현실 경쟁력: 누가, 어떻게 딜할 것인가' 세션에서는 국내 방사성의약품 기업의 글로벌 사업화 전략과 투자 기준이 논의됐다. 이날 세션에는 지대윤 퓨쳐켐 대표, 정승욱 벤처파트너, 박성환 인트라링크스 코리아 대표 등이 참석했다.

박성환 대표는 글로벌 제약사의 방사성의약품 인수 전략이 유망 후보물질 확보에서 제조·공급망을 포함한 가치사슬 통합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3년 일라이 릴리의 포인트 바이오파마 인수와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의 레이즈바이오 인수 발표가 파이프라인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면 2024년 아스트라제네카의 퓨전 파마슈티컬스 인수와 노바티스의 마리아나 온콜로지 인수는 동위원소 전문성과 제조·품질관리(CMC), 지식재산권(IP) 등 전문 역량 확보에 무게를 뒀다는 설명이다.

2025년부터는 생산·공급 네트워크 확보의 중요성이 커졌으며 올해는 후보물질 개발부터 제조·배송까지 연결하는 가치사슬 통합 움직임이 확대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거래 건수는 줄어드는 반면 전략적 가치가 높은 자산을 중심으로 대형 거래가 이뤄지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이날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방사성의약품 분야 거래는 21건이었다. 이후 거래 건수는 감소하는 흐름을 보였지만 올해 8월까지의 거래 규모는 지난해 연간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소개됐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방사성의약품 분야에서 보다 선별적으로 투자에 나서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제조·공급망이 중요해진 배경에는 방사성의약품의 특성이 있다. 방사성의약품은 특정 세포나 조직에 결합하는 물질에 방사성동위원소를 연결해 질환을 진단하거나 치료하는 의약품이다. 특히 방사성의약품 치료(RPT)는 암세포의 특정 표적에 방사선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동위원소는 시간이 지나면서 방사능이 감소하는 반감기 특성이 있어 생산부터 운송, 환자 투여까지의 과정을 정밀하게 관리해야 한다.

이러한 특성은 투자 실사 단계부터 반영된다. 정승욱 벤처파트너는 일반 바이오기업의 경우 후기 투자 단계에서 검토하는 제조·물류 역량을 방사성의약품 기업에서는 초기부터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동위원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하면 임상시험과 상업화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요 투자 판단 기준으로는 동위원소 공급·제조·물류 계획, 방사성의약품 전문성을 갖춘 개발 인력, 대규모 자금 조달을 위한 공동 투자자 구성 등 세 가지가 제시됐다. 후보물질 자체의 경쟁력뿐 아니라 실제 의약품으로 개발하고 공급할 수 있는 조직과 자금 조달 능력까지 함께 살핀다는 설명이다.

국내 기업에 대해서는 후보물질 경쟁력과 해외 사업화 역량 사이의 간극이 언급됐다. 정 벤처파트너가 검토한 일부 국내 방사성의약품 기업들은 우수한 약물 특성을 갖췄지만 임상 데이터가 국내 기관에 집중돼 있고 해외 생산·물류 계획은 구체적이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다국적 제약사와의 파트너링을 추진하겠다는 계획만으로는 기업의 글로벌 사업화 역량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반면 국내 인프라 구축 움직임은 강점으로 꼽혔다. 한국 정부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일본보다 방사성의약품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이라는 평가다. 이날 세션에서는 기장 연구로 등 국내 방사성동위원소 생산시설 구축 계획도 소개됐다. 다만 국내 생산 기반을 확보하는 것과 해외 임상·공급 체계를 마련하는 것은 별개의 과제로 여겨진다.

지대윤 퓨쳐켐 대표는 이 같은 해외 개발의 어려움을 임상 비용 문제로 설명했다. 퓨쳐켐은 전립선특이막항원(PSMA) 표적 방사성의약품 후보물질 'FC705'의 글로벌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미국 임상 2a상 데이터를 확보했으며 미국 임상 3상을 함께 진행할 파트너를 찾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임상 3상을 진행할 예산은 확보했지만 미국에서 후속 임상을 진행하려면 훨씬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 대표는 미국 임상시험 비용과 관련해 "미국은 한국보다 5~10배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며 "그게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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