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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개발 디폴트 서부이촌동 현장 가보니···

용산개발 디폴트 서부이촌동 현장 가보니···

등록 2013.03.14 18:17

남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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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민은 환영 상가세입자는 침울

서부이촌동 대림아파트 앞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반대 시위 현수막서부이촌동 대림아파트 앞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반대 시위 현수막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디폴트에 빠지자 일대 부동산시장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개발지 인근 지역인 서부이촌동에서는 사업이 좌초하면 집값이 1억원 이상 수직 하락할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흘러 나오고 있다.

실제 서부이촌동에 방문해보니 현장 분위기는 생각보다 훨씬 싸늘했다. 개발사업 완료 후 받게 될 상가입주권만을 기다리며 힘겹게 버텨온 상가 세입자들은 허탈함과 함께 잔뜩 화가 나 있었다.

이들은 그동안 임대료를 내기 위해 은행 대출 등 빚이 3억원씩 늘어났지만 이를 해결할 방법이 없고 책임져야 할 서울시나 국토부는 뒷짐만 지고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사업이 디폴트에 빠지기 이전부터 사실상 가게 운영을 포기한 상태라고 하소연 했다.

세입자들은 “상가입주권 보상만 보고 버텨왔는데 사업이 무산되면 그동안 받은 대출금은 누가 무엇으로 보상하냐”며 “개발사업 재추진이나 신속한 보상이 없으면 여기 있는 사람 다 죽는다”고 입을 모았다.

고정 수요가 있는 단지 옆 상가지만 인적이 드물고 썰렁했다. 슈퍼마켓을 운영 중인 한 주민은 “개발사업에 찬성하는 상가 세입자와 반대하는 아파트 입주민 간 갈등이 심화돼 손님도 줄고 분위기가 뒤숭숭하다”며 “가게 임대료도 제대로 못 낼 만큼 수입이 형편없어 조만간 문을 닫을 판”이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 일대는 사업시행 초반 투기를 우려해 세운 이주대책 기준일 때문에 오히려 입주권을 받기 위한 허위 전입신고가 늘고 빈집이 증가해 전셋값은 많이 떨어진 상태다. 실거주가 줄자 인근 상권까지 타격을 받고 있다.

반면, 그동안 생존권사수연합까지 조직해 개발사업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던 대림아파트 입주민들은 반겼다.

시위에 참여한 한 입주민은 “원하지 않는 개발사업과 기업 간 다툼으로 주민만 피해를 봤다”며 “드림허브와 서울시가 멋대로 지정한 개발제한구역과 이주대책 기준일로 집값이 6년째 바닥을 쳐 이사도 못 가고 있다”며 호소했다.

서부이촌동은 개발사업이 처음 시작된 2007년 말부터 매매거래가 아예 끊겨 현재는 시세를 측정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태다. 거래는 물론 문의조차 없자 문 닫는 중개업소는 속출했다.

서부이촌동 D부동산 대표는 “지난 6년간 매매가 전혀 없어 시세라는 게 없다. 개발구역으로 묶여 유일하게 집을 팔 기회인 경매로만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며 “경매도 평균 3~4회 유찰돼 구매액의 절반 수준으로 낙찰된다. 입주민의 손해가 엄청나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지금 상황이 투자 적기라고 말하는 중개업소도 있었다. 사업이 무산돼 앞으로 서부이촌동이 개발구역에서 해제되면 현재 바닥을 친 시세가 적정선으로 오른다는 것이다.

임현택 베스트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사업 무산으로 이 지역이 개발구역에서 해제되면 매매를 포함해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를 것”이라며 “저렴한 가격에 경매로 아파트를 산 뒤 시세가 올랐을 때 되팔 생각으로 접근하는 수요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디폴트에 대한 기사가 나오자 경매 문의 전화를 받았다는 중개업소도 종종 있었다. 이들은 경매가격이 평균 2억~3억원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남민정 기자 minjeongn@

뉴스웨이 남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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