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박근혜노믹스]공약이행 집착 털고 R&D 지원·국채매입 나서야
정계와 학계, 재계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위기를 탈피할 수 있는 길은 정부의 의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우선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민주화 법안을 잠시 미루고 불황 탈출을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엔저에 따른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양적완화 등의 조치를 취하는 동시에 기업의 투자의지를 북돋우기 위한 조세지원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민주화보다 불황 탈출 먼저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세계 경제 불황과 함께 엔저로 인해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는 현재 정부가 경제민주화 법안에 열을 올려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대선 당시 경제민주화를 찬성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들어서는 반대하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영진 중앙대 교수는 “경제민주화는 시대적 과제가 분명하지만 너무 과도한 반기업적 정책은 또 다른 피해와 반발,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일각에서는 경제민주화 논쟁이 시기적으로 정치공학적인 관점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당내 세력들이 대립각을 세울 목적으로 경제민주화를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민주화가 요술지팡이라는 착각을 버려야 한다”면서 “국가가 경제민주화의 이름으로 특정계층의 편의를 도모하면 또 다른 갈등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일부 시민단체에서도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입법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경제민주화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보다는 국회가 입법을 통해 기업활동을 억누르려고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국회의원들의 편향된 헌법관과 규제위주, 입법만능주의가 엿보인다”고 꼬집었다.
대국민 여론도 정치권이 추진하고 있는 경제민주화 법안이 잘못되고 있다는 시각이 형성되고 있다. 재벌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는 제한하되 지나친 압박보다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 형성되고 있는 것.
학계와 시민단체 등의 이같은 지적에 정치권도 동조하고 나섰다.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경제민주화 이슈가 대선공약이므로 반드시 입법해야 한다는 도그마에 빠져서는 안 된다. 정부는 경제민주화에 매몰되지 말고 경기 침체를 타계할 돌파구를 찾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기업투자 독려해야 불황탈출
한국 경제가 수렁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투자의지를 북돋아 줄 수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 현재 국회에서는 대기업에 적용되는 R&D 세액공제 제도를 폐지하거나 축소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지금같은 시기에 R&D 세액공제를 폐지하거나 축소한다면 기업 투자 감소에 따른 고용 감축으로 이어져 한국 경제는 더 큰 난관에 부딛칠 수 있다”면서 “정부는 기업들이 과감한 연구개발(R&D) 조세지원 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정책을 입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엔저의 늪에 빠져 수출 경쟁력을 잃어버린 기업들을 위해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수출기업들이 적자구조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처럼 정부가 나서서 국채매입을 단행해야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대규모 양적완화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일고 있는 것이다.
이상호 전경연 산업정책 팀장은 “기술경쟁력이 낮은 부품·소재 관련 중소기업들은 엔저로 인한 가격경쟁력 하락으로 인해 피해를 겪고 있다”면서 “우리 정부도 국채 매입을 확대하는 등 맞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창희 기자 allnewguy@
성동규 기자 s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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