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증권사 크레디리요네(CLSA)가 SK하이닉스의 투자의견을 매도로 하향 조정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지난달 외국계 투자은행의 보고서로 폭락한 삼성전자의 악몽이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전날보다 2750원(8.72%) 급락한 2만8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의 급락은 외국계 증권사의 매도 보고서 때문인 것으로 분석한다.
전날(현지시간) CLSA은 SK하이닉스의 실적이 올해 3분기를 정점으로 성장성에 둔화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며 투자의견을 ‘매도’로 하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는 3만1000원을 유지했다.
CLSA증권은 “SK하이닉스 주가는 실적 전망치와 관계없이 D램 가격과 같은 움직임을 보인다”며 “D램 가격이 하락하면 주가 역시 오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어 “PC용 D램 가격이 올해 8월 1.75달러로 정점을 치고서 서서히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SK하이닉스 주가의 상승 가능성도 낮다”고 분석했다.
CLSA는 PC용 D램에 따른 주가 하락뿐만 아니라 SK하이닉스의 실제 영업이익도 올해 4분기부터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CLSA는 “SK하이닉스의 올해 4분기 실적과 내년 1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보다 16%씩 감소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국내 증권사 연구원들의 반응은 이러한 전망이 단기적인 시각으로 빚어진 오류라고 평가한다.
하이투자증권 송명섭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을 단기적인 시각에서만 분석한 것으로 보인다”며 “일반적으로 4분기는 반도체시장에서 비수기에 해당하는 영역이기 때문에 3분기 이후 실적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송 연구원은 “CLSA의 보고서에서 언급한 삼성전자의 증설도 아직 정확하게 정해진 사안이 아니다”며 “그에 따른 우려가 있을 수는 있지만 확정된 것이 없는 상태에서 이익을 줄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한투자증권 김연찬 연구원은 “전날 나온 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내년도 감익에 대한 우려다”며 “이 보고서가 타당하다면 매도해야하는 시점이 맞지만 공급과 수요의 측면에서 봤을때 SK하이닉스의 내년 이익이 줄어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현재 PC 수요가 많지 않는 상황에서 PC D램 가격이 견조한 흐름을 보이는 것은 공급이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며 “내년에 PC D램과 관련한 증설 이슈 등이 없고 또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의 수요는 늘어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보고서에 의한 단기적인 시장 충격이 지나고 나면 주가는 다시 제자리를 찾을 수 있고 상승 추세를 이어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이날 외국인의 매도세에 더불어 기관 수급도 뒷받침을 못해주고 있다”며 “수급적인 측면에서 나아진다면 주가는 보고서가 나오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다”고 예상했다.
NH농협 이선태 연구위원도 “CLSA 증권의 보고서에서 말한 D램 가격의 하락은 실제 실적에 영향을 줄수 있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가격 하락의 폭이다”며 “원가 절감 범위 내에서 하락한다면 이익과 주가에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박지은 기자 pje88@
강기산 기자 kksz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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