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곳 잃은 ‘전세 난민’···강북 전셋값도 3.3㎡당 1000만원↑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공인중개소 벽에 붙은 시세표. 사진=김동민 기자 life@

전셋값 고공행진이 72주째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서울 강북 아파트 전셋값이 3.3㎡당 1000만원대를 넘어섰다. 소형·저가주택이 많은 강북마저 전셋값이 폭등하면서 서울을 떠나는 ‘전세 난민’이 증가하는 추세다.

13일 KB부동산 알리지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 서울 강북 지역 14개구 아파트의 3.3㎡당 평균 전셋값이 1026만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서울 강남 11개구 아파트의 3.3㎡당 평균 전셋값은 1306만원, 서울 전체 평균은 1178만원으로 조사됐다.

강북 지역 아파트의 3.3㎡당 평균 전셋값은 지난해 9월 하순까지만 해도 989만원으로 1000만원을 밑돌았으나 지난 10월 최초로 1000만원을 돌파한 뒤 상승세를 이어갔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전셋값 상승이 장기화하면서 강북 전셋값도 크게 올랐다”며 “‘값싼 전세를 찾으려면 강북으로 가라’는 부동산시장의 공식이 깨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부동산114 집계 결과 현재 강북 지역 3.3㎡당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1000만원을 넘어선 자치구가 용산구(1115만원), 광진구(1084만원), 중구(1075만원), 성동구(1066만원), 마포구(1036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현재 서울 강북과 강남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각각 2억4082만원, 3억3804만원이다. 서울 전체로는 평균 아파트 전셋값이 2억9368만원으로 3억원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들의 의정부, 남양주, 일산 등으로 엑소더스가 가속되는 상황이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11월 국내인구이동 통계’를 보면 지난해 11월 순이동(전입-전출)은 경기 3461명, 인천 2383명, 경북 1151명 등 13개 시도가 순유입을 기록했고 서울(-1만1357명), 부산(-1091명), 대구(-753명) 등 4개 시도는 인구가 빠져나갔다.

경기도 유입인구와 서울 유출인구가 많았는데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을 중심으로 전셋값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수도권 지역으로 이사 가는 인구가 많아진 영향으로 진단했다.

성동규 기자 sd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