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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단독’ 물결, 진짜 ‘단독’은?

[기자수첩] 쏟아지는 ‘단독’ 물결, 진짜 ‘단독’은?

등록 2014.02.17 09:28

수정 2014.02.17 09:54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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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쏟아지는 ‘단독’ 물결, 진짜 ‘단독’은? 기사의 사진

‘어떤 특정한 신문사나 잡지사에서만 얻은 중요한 기사’ 한 포털사이트 국어사전 검색에 나온 ‘특종’에 대한 풀이다. ‘수컷 특(特)’ ‘씨 종(種)’ 단어의 속뜻 그대로를 보자면 ‘남성의 씨’ 정액을 말한다. 이게 맞는 표현인지 정확한지도 잘 모르겠다. 한자어 그대로를 보자면 그렇다. 은유적으로 ‘기자’ 세계가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단 점을 유추해 볼만하다. 뭐 믿거나 말거나 다.

‘특종’을 언급한 김에 화제를 조금 바꿔볼까 한다. 요즘도 드라마를 보면 불륜남이 등장한다. 이런 인물들의 종국은 ‘패가망신’이다. 조강지처 그리고 바람녀 모두에게 버림받는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부모님들이 꼭 한 말씀씩 한다. ‘남자는 아랫도리를 잘 놀려야 돼’.

다시 연예 언론계로 돌아오자. 이 아랫도리를 제대로 컨트롤 못해 먹는 기사들이 판을 흐리고 있다. ‘특종’이란 단어가 ‘사장’(死藏)되고 ‘단독’이란 말로 대체된 요즘 시간 단위로 이 ‘단독’이 온라인을 장식한다. 같은 사안에서도 ‘팩트’를 쪼개서 같은 언론사가 ‘단독’을 남발한다.

몇 주 전 보도된 영화 ‘기술자들’의 캐스팅 기사 내용을 보자. 이 영화는 멀티 캐스팅을 앞세운 범죄영화다. 주인공이 한 명이나 두 명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6명 이상이다. 속된 말로 한 사람씩을 까발리면서 ‘단독’이 남발됐다. 할리우드 영화 ‘어벤져스2’ 국내 촬영 보도에 대해선 “한다” “안한다” “캐스팅됐다” “캐스팅 관련 단독 인터뷰” “단독 확인” 등 셀 수도 없이 ‘단독’이 판을 쳤다.

한 네티즌이 해당 이들 기사 가운데 하나에 달았던 댓글 하나가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단독, 단독, 단독, 단독···연예 기자들은 왕따들만 있나? 왜 이리 단독 타령이야?”

한 네티즌은 “대체 이런 기사쓰고 포털에서 얼마나 돈을 받는거야?”라고 한다. 또 다른 네티즌은 “클릭수로 돈 받아먹는다며?”라고도 한다.

기자들, 돈은 회사에서 받는 월급이 전부다. 그리고 제발 기자들 스스로가 품격을 지켰으면 한다. 쓸데없는 ‘단독’ 전쟁에 기자들 스스로가 ‘기(자 쓰)레기’란 오명을 쓰고 있지 않은가.

쏟아지는 ‘단독’ 물결 속 “아니면 말고 맞으면 좋고” 식의 기사를 보고 있자니, 불륜 드라마를 재미지게 감상하시고 툭 내 뱉으시던 부모님의 그 한 말씀이 다시 떠오른다. “아랫도리(특종, 단독)를 잘 놀려야 돼 아랫도리를···”

김재범 기자 cine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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