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거래량 전년比 56% 증가
소형·급매 위주 거래···평균가 오히려 하락
주택담보대출 증가 탓 ‘가계부채’만 치솟아
부양책을 통한 ‘집값 띄우기’에 온 힘을 다했던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성적표는 초라했다. 정책을 쏟아내면서 거래량을 늘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평균 거래가격은 오히려 하락했다. 거래량 역시 대부분 급매물 소화로 인한 증가여서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
1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거래건수는 총 6만3843건으로 전년보다 56.8% 증가했다. 거래액도 약 28조원으로 10조원가량 늘었다.
그러나 평균 거래가는 4억4007만원으로 475만원 떨어졌다. 취득세 인하 등 부양책 영향으로 인위적인 거래가 늘면서 거래액이 늘었으나, 소형 주택형과 저가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평균 거래가는 오히려 떨어진 것이다.
실제 거래가 구간별로는 소형·저가 매물이 시장을 이끌며 2억∼4억원 구간에서 거래가 가장 많이 된 것으로 조사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 재정건전성 악화와 천문학적인 가계부채 증가 상황에서 받은 성적표치고 초라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계소득 증가 속도가 더딘 상황에서 주택담보대출 확대로 가계대출 비율이 급증했다는 점은 우리 경제에 큰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은행 역시 2013년 말 기준 가계부채가 1021조3000억원이 된 이유로 생애최초주택구입자에 대한 세제혜택 종료(2013년 말)를 앞두고 주택담보대출이 큰 폭 증가한 것과 국민주택기금 등 공적금융기관의 생애최초주택대출 등으로 확대한 것을 들었다.
실제 가계대출 전체에서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27조6000억원(51.7%)인데, 작년에만 6.1%나 늘었다.
전문가들은 대세 하락기인 시장에서의 무리한 부양책에 대해 지적하면서 “침체 지속으로 효과가 시장 전반으로 퍼지지 않는 상황에서 인위적인 집값 띄우기는 무리수”라고 일갈했다.
장용훈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소형과 저가 매물 위주로 거래가 진행되고, 평균 거래가는 오히려 감소하는 등 정책 효과는 제한적이었다”며 “회복세가 주택시장 전체로 확산해야 부동산 시장이 정상궤도에 올랐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지성 기자 kjs@
뉴스웨이 김지성 기자
kjs@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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