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지난 8일 노사 합의에 따라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명예퇴직을 시행하기로 했다.
명예퇴직 대상은 근속 15년 이상 직원 2만3000명으로 명퇴하는 직원들은 근속기간 및 정년 잔여기간에 따라 명예퇴직금을 지급받는다. 또한 개인의 선택에 따라 추가로 가산금을 받거나 KT M&S 등 그룹 계열사에서 2년 간 근무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퇴직금 이외에 받을 수 있는 총 금액은 평균적으로 퇴직 전 급여의 2년치 수준으로 지난 2009년 대비 상향됐다.
여기까지만 보면 명예퇴직금도 올랐고 자회사 근무 기회까지 제공해 나쁘지 않은 조건이지만 정작 직원들은 이러한 대규모 인력 조정계획에 당혹감과 실망감을 표하고 있다.
KT가 명예퇴직 신청과 함께 오는 5월부터 현장 영업, 개통, AS 및 플라자 업무(지사 영업창구 업무)도 KT M&S, KTIS, KTCS 및 ITS 7개 법인 등 계열사에 위탁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선 부문 임직원들은 이번 인력 조정 계획이 사실상 유선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아니냐며 반발의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여기에 회사가 명예퇴직 대상 직원 중 잔류 직원을 대상으로 퇴사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황창규와 이석채가 다를 게 뭐냐”는 비난의 목소리도 쏟아지고 있다.
특히 희망근무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공공연하게 “잔류할 경우 비연고지로 가야하니 잘 생각하라”며 퇴직을 종용한다거나 명예퇴직을 아직 신청하지 않은 직원에게 짐을 싸라고 박스를 사서 나눠줬다는 제보들이 이어지면서 더욱 악화되는 상황이다.
실제 KT 강서지사에 근무하는 A씨는 17일 “팀장이 오전에 박스를 사와서 직원들에게 짐을 싸라고 했다”며 “오늘까지 인수인계를 마무리 하고 PC까지 다 반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또 전남지사에서도 각 지사에 명예퇴직 대상자 명단을 직접 공개하고 명예퇴직을 신청하지 않은 사람과는 밥도 먹지 못하게 직원들을 왕따 시키고 있다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KT는 “회사가 적자를 기록하는 등 좋지 않은 상황에서 명예퇴직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그래도 명예퇴직과 업무 분사로 혼란스러워할 직원들을 배려하기 위해 근무지 조사나 컨설팅 등을 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들이 퇴직 종용으로 비춰지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또 “명예퇴직 대상자 명단도 돌린 적도 없다”며 “직원들이 서로 조심하고 하는 과정에서 왕따 논란이 빚어진 것이 아닌가 싶다”고 해명했다.
명퇴 희망자 접수는 오는 24일까지 진행되며 25일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30일 퇴직 발령이 내려진다.
그러나 이에 대해 KT새노조는 “KT의 경우 지난 명예퇴직 때도 잔류한 직원들에게 지방 혹은 전신주 작업 등 한지로 내몬 경험이 있다”며 “KT의 인사는 회사를 잘 되게 하기 위한 게 아니라 노동자들을 퇴출시키기 의한 수단으로 변질됐고 이는 명백한 강압적 퇴직 위협으로 도대체 황창규 회장이 이석채랑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고 일갈했다.
김아연 기자 csdie@
뉴스웨이 김아연 기자
csdi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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