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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한 투자처 없어”··· 부동자금, 사상 ‘최대‘

“마땅한 투자처 없어”··· 부동자금, 사상 ‘최대‘

등록 2014.04.22 08:02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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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시장이 전반적인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부동자금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와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현금통화를 비롯한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정기예금·머니마켓펀드(MMF)·양도성예금증서(CD) 등 6개월 미만 모든 금융상품의 자산 규모가 지난 15일 기준 715조9850억원을 기록해 작년말보다 10조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수시입출식저축성예끔과 MMF의 잔액은 작년 말 대비 각각 2조원, 9조원이 늘었다.

이처럼 시중 부동자금이 사상 최대치로 확대된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난 2008년 말 금융위기 이후 초저금리와 극심한 불황이 지속되면서 부동산시장 및 주식·채권·펀드 등 투자시장이 좀처럼 살아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올 들어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 안팎의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펀드 환매 물량은 증가하는 반면 신규 투자자금 유입은 감소해 단기 부동자금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주식시장 부진 영향으로 주식 대차잔고도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의 대차잔고액은 46조3000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월별 기준으로 가장 높았던 2012년 10월 43조5000만원보다 2조8000만원 많은 수치다.

3월말 대차잔고 수량 역시 14억1000만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이달 들어서도 증가세가 꾸준히 이어져 지난 8일에는 46조9697억까지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차거래는 주식을 장기 보유하는 기관투자자 등이 주식을 필요로 하는 다른 투자자에게 일정 수수료를 받고 빌려주는 것을 뜻한다. 주가가 하락할 것을 예상한 투자자는 주식을 빌려 매도(공매도)한 뒤 주가가 하락하면 다시 사들여 빌린 주식을 돌려준다.

이처럼 대차잔고가 늘어났다는 것은 대차거래에 나선 상당수 투자자가 주가가 박스권을 뚫고 올라가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현물을 산 뒤 대차잔고를 갚지 않고 계속 보유중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대차잔고가 많이 쌓인 업종이나 종목은 향후 공매도로 인해 주가가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지난 3개월간 대차잔고가 많았던 종목으로는 전기전자와 화학, 운수장비, 철강금속 등이 꼽혔다.

다만 코스피가 2000선을 뚫고 올라갈 경우에는 부동자금이 주식 등 투자자산으로 몰리고 대차잔고가 감소해 시장이 추세 상승으로 전환하는 선순환 구조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주식 매수에 나선 외국인투자자를 제외한 나머지 국내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를 늘리기 시작하면 부동자금과 대차잔고가 점차 줄어들 것”이라며 “이는 증시의 추가 상승 신호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민수 기자 h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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