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1분기 영업익 2조원 하회
원화강세·경기개선 둔화가 요인
2분기에도 원화 변동성 ‘우려’
신차효과는 여전히 기대해야
비수기 이후 3월부터 차 판매 증가도 긍정적
현대자동차의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수준으로 나오면서 자동차주에 대한 실망감으로 퍼지고 있다.
특히 기대를 모았던 신차효과는 상대적으로 적었고 원화강세의 악영향은 컸던 것으로 나타나 자동차주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조 벽 못 넘은 현대차, 신차효과는 언제?
24일 현대자동차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1조9383억92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3% 늘어난 21조6490억4200만원이며 당기순이익은 2.9% 줄어든 2조280억9300만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차의 1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당초 시장에서가 2조250억원대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영업이익 가운데 자동차부분은 전년 동기 보다 떨어졌다. 지난해 1분기 1조5010억원이었던 자동차 부분 영업이익은 올해 1분기 1조4520억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금융부분 영업이익이 7% 상승하고 연결조정이 지난해 적자에서 올해 흑자로 돌아섰다.
미국과 유럽시장의 자동차 판매도 둔화됐다. 특히 미국은 주요 모델 노후화에 따른 판매 감소가 주 원인이 됐고 유럽에서는 실물경기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이러한 실적이 나오자 시작에서 현대차 주가 하락 폭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날 오후 1%대의 하락세를 보였던 현대차는 실적 발표 이후 2.24%까지 떨어졌다. 장마감 직전에는 하락폭을 다소 만회해 3000원(1.22%) 떨어진 24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에서는 당초 2분기 신차효과 확대 등을 이유로 장밋빛 전망을 내놨지만 회사 측에서는 2분기 실적 역시 낙관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환율이 급락하고 있고 신흥국의 금융불안, 중국의 성장세 둔화가 경영 불확실성을 가중 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최근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040원대 아래로 급락하는 등 환율 변동성이 점차 증대되고 있다”며 “2분기 이후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대외 환경은 더욱 어려워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시전문가들은 이번 실적이 시장 기대를 하회했지만 신차효과에 대한 기대를 크게 낮출만큼은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하나대투증권 송선재 연구원은 “영업이익이 소폭 낮게 나왔지만 실망스러운 수준은 아니었다”며 “또 2분기 신차출시를 앞두고 비용을 먼저 반영한 부분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송 연구원은 “따라서 시장이 가지고 있었던 2분기 신차효과에 대한 기대가 소폭 낮아질 수 있지만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며 “환율 변동이 다소 부담이 되긴하지만 여전히 신차효과에 대한 기대는 가져볼만 하다”고 설명했다.
◇자동차株, 덩달아 ‘덜컥’ 향후 전망은?
현대차가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하자 기아차와 쌍용차도 내림세를 면치 못했다.
25일 실적 발표를 앞둔 기아차는 전날보다 200원(0.34%) 내린 5만8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던 쌍용차도 등락을 거듭하면서 전날보다 250원(2.23%) 내린 1만950원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자동차업계 전반적인 시황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1,2월 비수기 이후 지난달부터 실적이 개선되기 시작했고 2분기 이후 업황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분기 판매대수를 살펴봐도 현대차를 비롯한 기아차와 쌍용차 등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꾸준한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의 1분기 판매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4.6% 늘어난 122만2882대에 달했다. 같은 기간 기아차도 77만2198대를 기록해 10.0% 증가했고 쌍용차 역시 3만6671대로 13.3% 확대된 것으로 집계됐다.
주식시장 역시 종목별로 상승폭은 달랐지만 전반적으로 연초 이후 강세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의 주가는 연초 대비 7.8% 상승했다. 눈에 띄진 않지만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완만한 상승추세를 이어 나간 모습이었다.
향후 주가 흐름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이상현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현대차의 제네시스와 LF쏘나타, 하반기 기아차의 카니발과 소렌토 등 여전히 신차효과 기대감은 충분하다”며 “원화강세 기조가 부담스럽지만 해외판매비중 확대로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고 최근 외국인들의 환율플레이 비중도 낮기 때문에 최근 주가 추이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문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지난달 들어 유럽 판매를 중심으로 해외시장의 수요 개선세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신차 확대에 따른 점유율 회복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남아있고 원화 강세에도 안정적인 고수익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돼 저평가 부각에 따른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박지은 기자 pje88@
김민수 기자 h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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