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후폭풍 내수바닥민간기관 성장률 줄줄이 낮춰
美 테이퍼링 등 대외악재 겹겹
우선 국내 민간경제연구소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 조정한 게 대표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3.6%로 기존 전망보다 0.4%p 내렸고, 한국금융연구원도 4.1%로 기존 4.2%에서 0.1%p 하향조정했다.
여기에 올해 경제성장률을 3.6%로 제시한 하나금융경제연구소는 하반기에는 3.4%로 예상했다. 하반기 경기상황을 부정적으로 예측한 것이다.
금융연구원을 제외하고 정부 3.9%, 한국은행 4.0%,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 3.8%에 비해 0.2~0.4% 차이를 보였다.
민간기관의 성장률 하향 조정은 세월호 참사 이후 불어닥친 내수부진이 컸다.
금융연구원은 “세월호 참사는 민간소비 증가에 영향을 줘 실질 경제성장률을 0.08%p 낮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고, 현대경제연구원은 “세월호 참사 여파로 올해 민간소비가 경제성장률을 크게 하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세월호 참사 이후 4월 내수소비가 안 좋았고 5월도 이어질 것 같다”면서 “약해진 내수가 국내경기의 불황을 높이고 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세월도 참사에 여러 가지 여건들이 가세하면서 내수가 기대보다 개선이 안되고 있어 실제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면서 “2012년 정도의 성장세로 둔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성장률 2.3%에 그쳤던 2012년의 악몽이 재연될 수 있다는 의미로 세월호 참사로 입은 경제의 내상(內傷)이 생각보다 심각한다는 것을 방증한다.
결국 내수 회복없이는 국내 경제의 반등도 요원하다는 뜻과 마찬가지다.
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DTI(총부채상환비율)과 LTV(주택담보대출비율)부동산 대출규제 완화를 내비친 것도 이 같은 연장선에 나온 것이다.
최 후보자가 내수를 살리기 위한 방안으로 내놓을 예정인 DTI·LTV 완화 카드에 대해 회의적 시각은 여전하다.
김영준 연구위원은 “심리적으로 침체 돼 있고 가계부채가 높은 상황에서 규제를 풀어도 빚을 내 부동산을 살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라며 “부동산시장에서는 효과가 있겠지만 내수를 끌어올리는데 크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노중 팀장은 “규제를 완화하면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 내수에 도움이 될 수 있어 베팅 해 볼만 하다”면서도 “규제를 풀어서 부동산을 매매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부채를 통해 부양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내적으로 내수침체라는 암덩어리를 치유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최경환 경제팀에게 대외적 여건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이라크 내전, 아르헨티나의 채무상환불이행(디폴트) 우려 확산 그리고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등 난제가 수두룩해서다.
이중 미국의 출구전략인 테이퍼링이 향후 가져올 여파에 전문가들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 테이퍼링이 국내 경제의 상수(常數)라는 점에서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현재까지는 우세하다.
임노중 팀장은 “테이퍼링은 미국의 경기회복 속도에 맞춰서 하는 것으로 크게 우려를 안해도 된다”고 했고, 김영준 연구위원도 “테이퍼링은 미국에서 돈을 푸는 규모를 줄이는 것으로 국내경기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테이퍼링의 종료 시점 이후를 걱정하고 있다.
‘테이퍼링 종료 미국 금리 인상→신흥국에서 미국으로의 대규모 자금 이동→신흥국 유동성 위기’의 시나리오를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임노중 팀장은 “테이퍼링이 끝나고 미국이 다음 액션으로 통화긴축을 취한다면 금리가 올라갈 수 있다”면서 “올해 4분기말에 1월 신흥국의 자금 이탈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준 연구위원은 “테이퍼링이 종료되면 내년 이후 미국에서 금리를 올리면서 유동성 회수 가능성이 있다”면서 “기존 신흥국에서 글로벌 유동성이 빠져나올 수 있다. 한국도 신흥국과 블록으로 엮어 영향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상은 기자 cse@
뉴스웨이 조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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