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대한민국 배구 대표팀의 조별예선 첫 경기가 열리는 인천 동구 송림체육관 인근에는 저렴한 가격에 출출한 이들의 배를 풍성하게 채워줄 맛집거리가 있다.
수도권 전철 1호선 동인천역 4번 출구(동인천역 북광장)과 송림체육관을 오가는 셔틀버스 승차장 바로 옆에는 오랫동안 서민들과 함께 해 온 ‘송현동 순대골목’이 있다.
최근 한 드라마에도 등장했던 이 골목은 1960년대 형성된 중앙시장의 서쪽 끝에 위치하고 있으며 현재 10개 안팎의 순대국밥집이 있다. 현재 남아있는 국밥집은 최소 30년 이상의 전통과 맛을 지닌 맛집들이다.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순대국은 뜨끈하고도 얼큰한 육수와 그 속에 담긴 푸짐한 머릿고기와 순대, 곱창의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특히 이곳의 머릿고기는 매일 아침마다 푹 우려낸 것이 특징이며 특유의 쫄깃한 맛 때문에 머릿고기만 따로 찾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송현동 순대골목의 순대국은 한 끼 식사로는 물론 술안주로도 제격이다. 실제로 순대국밥 한 그릇에 소주를 반주 삼아 곁들이는 이들도 이곳에서는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 지역의 손님들은 지역 특성상 순한 소주보다는 도수가 높은 소주를 즐겨 찾는다.
푸짐한 순대국밥 한 그릇을 즐길 수 있는 가격은 6000원. 술국의 가격은 8000원이다. 양이 많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 비하면 저렴한 값에 풍족한 한 끼를 때울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아시안게임 기간 중 순대골목의 국밥집은 아시안게임 경기 입장권을 지참한 고객에 한해 식사비를 10% 할인하고 있다. 때문에 경기 전·후로 출출한 배를 달래기에는 제격이다.
동인천역 북광장에서 서쪽으로 200m 정도 걷다보면 ‘화평동 냉면거리’라는 표지판을 볼 수 있다. 흔히 ‘세숫대야 냉면’ 또는 ‘화평동 왕냉면’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그 냉면의 고향이 바로 이곳 인천 화평동이다.
1990년대 후반 한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서 월미도와 더불어 인천의 대표적 데이트코스로 소개된 이곳은 인천을 대표하는 맛집거리로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화평동 냉면거리에는 10여개의 냉면집이 성업 중이다. 저마다 자신의 점포가 ‘원조 화평동 냉면’임을 자부하고 있지만 어느 점포가 진짜 원조인지는 정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확실한 것은 평양냉면이나 함흥냉면 등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이북식 냉면과 화평동 냉면의 맛은 조금 다르다는 점이다. 이북식 냉면이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 것이 특징이라면 화평동 냉면은 매콤하면서도 톡 쏘는 맛이 일품이다.
이곳의 메뉴는 딱 3가지다. 물냉면과 비빔냉면, 그리고 매콤한 맛을 잡아주는 고기만두다. ‘세숫대야 냉면’이라는 별칭에 걸맞게 커다란 그릇에 푸짐하게 담긴 사리가 일품이다. 냉면의 사리는 메밀과 고구마전분을 섞어서 뽑은 메밀면이 쓰인다.
무엇보다 배고픈 이들에게 이곳은 천국이나 다름없다. 냉면 한 그릇 값인 5000원만 내면 사리는 질릴 때까지 무한 리필로 제공된다.
화평동 냉면에는 이북식 냉면과 달리 고기가 없다. 열무김치가 고명으로 듬뿍 얹어져 있다. 이는 살림이 팍팍하던 시절 저렴한 가격에 서민들에게 냉면을 제공해야 하는 사정상 고기 대신 김치를 얹어 양을 늘린 전략 중 하나로 전해진다.
바로 이 열무김치도 화평동 냉면거리의 자랑이다. 시큼하면서도 시원한 열무김치는 쫄깃한 사리와 더해져서 냉면의 참맛을 강조해준다.
정백현 기자 andrew.j@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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