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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CFT는 탈법적 인력 퇴출 프로그램”

“KT CFT는 탈법적 인력 퇴출 프로그램”

등록 2014.11.05 00:50

수정 2014.11.05 08:09

김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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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인권변호사모임,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으실천의사협회, 인원운동사랑방, 한국비정규노동센터, KT새노조 등으로 구성된 KT 직장 내 괴롭힘 조사연구팀은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KT 직장 내 괴롭힘 실태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공익인권변호사모임,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으실천의사협회, 인원운동사랑방, 한국비정규노동센터, KT새노조 등으로 구성된 KT 직장 내 괴롭힘 조사연구팀은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KT 직장 내 괴롭힘 실태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KT에서 지난 4월 명예퇴직 신청을 거부한 직원들을 CFT(크로스 펑션 팀)에 배치한 이후 명확한 업무 지정 없이 원거리 출퇴근을 시키며 탈법적인 인력 퇴출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공익인권변호사모임,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으실천의사협회, 인원운동사랑방, 한국비정규노동센터, KT새노조 등으로 구성된 KT 직장 내 괴롭힘 조사연구팀은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KT 직장 내 괴롭힘 실태조사 보고서를 발표하고 KT의 노동탄압 문제를 지적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월 KT가 단행한 명예퇴직을 거부한 후 CFT에 배치된 근로자 291명을 대상으로 8월11일부터 22일까지 실시한 것으로 해당 직원들 221명 중 189명이 명예퇴직을 강요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명예퇴직을 요구하는 수준은 대부분 강압적이거나, 불이익이 우려될 정도의 압박 수준이었으며 자발적인 의사를 존중하는 선에서의 권고 수준은 단지 25%에 불과했다.

특히 명예퇴직 요구를 불응하면, 불응자에게는 비인격적 조취가 취해져 응답자의 50% 이상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준다고 했으며 기존 업무에서 배제했다. 이어 계속적인 면담과 조직구성원들로부터 집단 따돌림도 행해졌다.

이들이 겪은 직장 내 괴롭힘은 직접적인 폭력이나 위협적인 행동을 당하는 경우보다는 주로 업무 정보 배제, 능력 이하의 업무 배당, 불쾌한 업무로 대체, 일에서 무시나 소외와 같은 업무상 불이익을 통한 괴롭힘이었다.

이러한 직장 내 괴롭힘은 정신적 불안으로 이어져 직장 내 괴롭힘이 심할수록 신체화, 강박증, 대민예민성, 우울, 불안, 적대감, 공포불안, 편집증, 정신증이 유의미하게 증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직장내 괴롭힘으로 인해 의료적 진료 또는 상담을 받은 경우는 단지 34명(15.7%)에 불과했다.

또 회사가 대상자를 CFT 조직에 배치시킨 이유로는 ‘명예퇴직을 거부하였기 때문에’가 가장 많았으며 ‘노동조합 활동’도 중요 이유로 꼽혔다.

이외에도 대상자 중 166명(76.1%)은 현재의 업무가 매우 불필요하거나, 불필요하다고 응답해 회사에서 사실상 낙오시킨 것과 다름없다고 조사팀은 설명했다.

문제는 이와 같은 상황이 과거에서부터 이어져왔다는 점으로 이해관 KT새노조 대변인은 “CFT에 배치된 인원들은 대부분 명예퇴직을 거부한 잔류자들로 일반 지역조직 노동자들과 완전히 격리돼 하는 일이 없다”며 “이에 CFT 노동자들은 자존감 상실을 호소하고 있고 이런 상태로 업무 실적 등을 문제 삼아 이들이 해고를 당한다면 과거 CP프로그램과 CFT가 뭐가 다르겠냐”고 꼬집었다.

CP는 경영학 용어로 ‘C-Player’의 약자로 회사에 기여하는 가치 보다 더 많은 비용을 발생시키는 인력을 의미하는데 KT새노조에 따르면 과거 KT는 이 CP들을 퇴출 대상으로 규정하고 내보내기 위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그 결과 ‘114출신’, ‘민주동지회 회원’ 등이 CP로 분류됐으며 정리해고 되거나 비연고지 인사발령 등으로 사퇴를 종용받아왔고 직원 자살 문제 등이 불거졌다.

이 때문에 이 대변인은 “설문조사에 응한 CFT에서 근무하는 221명 중 189명(86.3%)이 2014년 4월 강압적인 명예퇴직 요구를 받았고 113명은 2014년 이전에도 꾸준히 있었다고 답변했는데 이를 보면 과거 CP와 다를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KT에서 벌어진 괴롭힘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경영전략으로 괴롭힘이 사용될 경우 일반적 경우와 달리 가해자에 대한 조치를 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법제화를 통해 괴롭힘과 같은 피해를 입었을 경우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법적 규율을 만드는 등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대변인은 KT의 현 문제에 대해 산업의 성격 자체가 변하면서 조직적인 구조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동의하며 사회적 토론이 필요한 문제라고 사측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대변인은 “사실 통신산업 자체가 과거와 달리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변화하면서 우리 역시 대안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고 경영진 입장에서도 사실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어떻게 보면 우리 사회가 인간을 어떻게 볼 것이냐까지 접근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깊은 토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젊었을 때 낮은 임금에 일하는 것은 나이가 들고 이 회사에서 그만큼 보상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어 하는 것이 아니냐”며 “이에 대한 약속을 깨는 것으로 KT의 경우 산업적 변화의 문제보다는 공기업이 민영화되면서 경영진들이 단기간의 성과에만 급급해하면서 만들어내는 구조적인 문제가 더 크다”고 지적했다.

명숙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역시 “사회가 변하는 것에 따라서 정말 어쩔 수 없는거냐를 생각해보면 동등한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발생을 하는 것”이라며 “적어도 서로 존중하고 모욕은 주지말자는 것은 서로 합의를 통해서 이끌어 갈 수 있는 문제”라고 동조했다.

이어 “KT의 경우 그렇게 인력을 정리해서 결국 자회사로, 비정규직들로 대체했으므로 값싼 노동력을 쓰길 원했던 것이지 산업의 변화 탓만은 아니다”라며 “전체적으로 보면 KT 뿐만이 아니라 많은 대기업들이 이처럼 정규직을 줄이고 비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추세를 보이는데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아연 기자 cs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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