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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기업이 변한다

대한민국 대기업이 변한다

등록 2015.05.19 07:40

수정 2015.05.19 08:02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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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家 안주 대신 변화 통해 새 활로 모색재계 빅5, 내외부 혁신으로 지속 변화 중활동 폭 넓어진 총수들 “현장이 곧 회장실”

대한민국 대기업들이 변하고 있다. 생존을 위해 변화를 꾀하는 곳도 있고 더 큰 발전을 위해 변화하는 기업도 있다. 대부분은 그동안 선친들이 마련한 경영 기반 위에서 새로운 혁신 경영 모델을 도입해 100년 기업으로 성장하려는 활동이 주를 이루고 있다.

보유 자산 기준 재계 10위권 내에 포진한 대기업(공기업·오너 없는 기업 제외)들은 대부분 경영 환경 변화에 빠르게 수긍하면서 공격적인 혁신 작업에 나서고 있다. 계열사 조정을 통한 사업구조 개편과 지배구조 개편 등이 대표적 사례다.

재계 1위 삼성그룹은 대기업 변화의 중심에 있다. 삼성은 지난해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건희 회장의 부재가 길어지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중심으로 사실상 ‘삼성 3.0 시대’가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 3.0 시대 출발의 핵심에는 사업구조 재편이 있다. 삼성은 지난해 11월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등 화학과 방위산업 계열사 4곳을 한화그룹에 넘기기로 합의했다. 이중 화학 분야의 빅딜은 마무리단계에 접어든 상황이다.

또 다른 변화는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 본격화에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5일을 기해 삼성문화재단과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에 새롭게 선임됐다. 두 재단 모두 아버지 이건희 회장이 맡아오던 재단이자 호암 이병철 창업주의 혼이 서려 있는 곳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의 재단 이사장 선임이 ‘삼성 3.0 시대’를 향한 본격적인 변화의 서막이 될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정신적인 면에서부터 변화를 꾀한 뒤 일시정지 상태에 있는 사업구조 재편 작업에도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 중심의 후계 구도 정립이 사실상 마무리된 현대자동차그룹은 미래 성장 동력 발굴을 혁신의 첫 머리로 두고 있다.

특히 미래 자동차 시장의 핵심 아이템이 IT와의 융합을 통한 첨단 자동차와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자동차인 만큼 이들 제품 개발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수직계열화를 마친 계열사에 대해서는 M&A를 단행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건설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엠코가 합병을 단행했고 철강 계열사인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도 합병에 나섰다. 군살을 빼고 역량을 더하겠다는 의지 피력의 사례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의 장기 부재 속에서도 혁신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SK그룹은 지난 4월 SK C&C와 SK㈜를 합병하면서 옥상옥(집 위에 또 집이 있는 것) 형태의 복잡한 지배구조를 단일·간소화했다.

SK는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오너의 지배력을 높이면서 신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작업에 부단히 나서고 있다.

더불어 통신과 정유 등 핵심 업종에서는 B2B 플랫폼 사업과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 개발 등 각 계열사의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이미 오래 전 지주회사 체제로 변화에 성공한 LG그룹은 눈에 보이는 혁신 대신 내실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혁신을 꾀하고 있다. 무엇보다 ‘시장 선도’를 입이 닳도록 강조하는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형제의 ‘R&D 사랑’이 혁신의 핵심이다.

LG그룹은 오는 2020년까지 4조원을 투자해 국내 최대 규모의 융복합 연구단지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개발에 명운을 걸고 있다. 구본무 회장은 “꾸준한 연구·개발과 타 업종 간의 융합, 끊임없는 변화만이 시장 선도의 비결이 된다”며 지속적 혁신을 주문하고 있다.

재계 빅5의 한 축인 롯데그룹 역시 옴니채널을 통한 유통 역량 강화를 혁신의 중심으로 내세우고 있다. 롯데그룹의 유통망을 모든 계열사로 확대해 글로벌 유통 대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야심찬 꿈을 꾸고 있다.

후계 구도에서도 연초 큰 변화를 맞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으로 양분됐던 지배 체계가 신동빈 회장 중심 체제로 변화됐다. 때문에 앞으로는 신동빈 회장 1인 중심의 경영 체제가 본격적으로 가동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렇듯 각 기업들이 빠르게 ‘혁신모드’에 접어들면서 기업을 통솔하는 총수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특히 사무실에서 결재를 받고 해외 지사 주재원의 리포트를 통해 현지 시장을 확인하던 수동적 모습을 벗어나 직접 발로 뛰는 ‘현장형 총수’로 거듭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중국과 미국, 유럽 등 필요한 시장이 있다면 기꺼이 해외로 날아가 실용적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해외 사업장을 직접 돌아본 뒤 실무자들과 대안을 논의하는가 하면 해외 거물급 인사들과도 자주 어울리면서 삼성의 역량을 키우고 있다.

오래 전부터 ‘현장에 답이 있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실천해 온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역시 78세의 고령의 나이에도 여전히 현장경영을 고집하고 있다. 올해도 미국과 멕시코 등을 돌면서 경영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정 회장의 현장경영 정신은 아들 정의선 부회장에게 그대로 전해졌다. 정 부회장은 최근 러시아 등 유럽 지역을 둘러보면서 유럽 사업의 청사진 마련을 위해 현지 관계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논의한 바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R&D 혁신이 진행되는 곳이라면 사무실을 벗어나 현장을 꼭 찾는다. 간접적으로 하는 주문보다 직접 나서서 혁신 현장을 둘러보고 구 회장이 직접 주문하는 것이 시장 선도에 더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장에서 혁신의 답을 찾는 총수들의 움직임은 기업의 전체적인 혁신 분위기를 채찍질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며 “특히 2세 경영에서 3·4세 경영으로 세대가 변할수록 젊은 경영인들이 일선에 나서는 만큼 이들의 정력적 혁신 활동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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