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매니지먼트는 4일 오전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합병 계획안은 삼성물산의 가치를 상당히 과소평가 했을 뿐 아니라 합병조건 또한 공정하지 않고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에 반한다고 믿는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또 자사가 삼성물산 지분 7.12%(1천112만5927주)를 경영 참가 목적으로 주당 6만3500원에 장내매수했다고 공시해 합병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실제 삼성물산은 삼성그룹 계열사의 지분이 19% 수준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지분(32.11%)이 더 많다. 따라서 엘리엇 매니지먼트를 비롯한 외국인·기관 투자자들이 1조5000억원 이상의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합병 계획 자체가 무산될 위험도 존재한다.
앞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주식매수청구권이 행사된 주식의 합계액이 1조5000억원을 초과할 경우 합병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현재 합병의 기대감을 반영한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커다는 점을 주목했다. 투자자들이 얻을 수 있는 실익이 크지는 않다는 것이 증권가 시각이다. 이 때문에 당초 예상한 다른 주주들과 규합은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엘리엇의 이런 제동이 순수한 주주가치 증대와 도덕적인 기업지배구조 실현보다는 주가를 더 올려 엑시트를 단행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가 관계자는 “합병 비율이 낮다는 말은 이전부터 나오기는 했지만 합병 발표 이후 주가가 많이 뛰었고 매수청구권보다 주가가 더 높은 상황”이라며 “엘리엇의 이번 제동은 과거에도 많은 외국계 헤지펀드들이 그랬듯이 주가를 더 올려 엑시트를 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아연 기자 csdie@
뉴스웨이 김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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