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바이오 생맥주 전략 '엇갈린 행보'···롯데칠성은 접고, 오비는 키운다

유통·바이오 식음료

생맥주 전략 '엇갈린 행보'···롯데칠성은 접고, 오비는 키운다

등록 2025.11.27 17:07

김다혜

  기자

롯데칠성, 크러시·클라우드 생맥주 생산 종료···가정용에 '초점'오비맥주 한맥 판매처 1000곳 돌파···외식 채널 '승부수'

생맥주 전략 '엇갈린 행보'···롯데칠성은 접고, 오비는 키운다 기사의 사진

국내 생맥주 시장의 판도가 급격히 요동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외식 경기 침체와 운영 부담을 이유로 핵심 생맥주인 크러시와 클라우드 KEG 생산을 전면 중단하며 사실상 '손을 떼는' 전략을 택했다. 반면 오비맥주는 한맥 생 판매처를 1000곳 이상으로 확대하며 유흥·외식 채널에서 시장 점유율 확대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2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크러시 20L와 클라우드 20L 등 생맥주(KEG) 제품 2종의 생산을 종료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생맥주 제품군에만 적용되며 캔과 병 제품은 기존 체계를 유지한다.

롯데칠성의 조치는 외식 채널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생맥주 라인 운영 효율이 떨어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칠성의 올해 3분기 주류 부문 누적 기준 매출은 5753억원으로 전년 대비 7.4% 감소했다. 특히 맥주 매출은 3분기 별도 기준으로는 416억원 규모로 전년 동기(678억원) 대비 38.6% 급감했다. 외식 경기 둔화로 생맥주 판매 회전율이 낮아지고 회수와 세척 관리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롯데칠성은 가정 소비 중심 제품군 강화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캔과 병 라인을 핵심 제품군으로 설정해 집중도를 높이고 논알콜 제품과 기능성 제품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외식 채널 의존도가 큰 생맥주보다 가정용 제품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갖고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오비맥주는 생맥주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한맥 엑스트라 크리미 생 판매처는 최근 1000곳을 돌파했다. 부드러운 거품과 생맥주 특유의 질감을 강조한 제품 콘셉트가 주점과 외식 중심 채널에서 반응을 끌어내며 취급처가 빠르게 늘고 있다.

한맥 생맥주 캔 제품도 출시해 매장 경험을 가정 시장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도 병행하고 있다. 가정용 시장은 경쟁이 치열해 브랜드 특성을 드러내기 어려운 반면 생맥주 시장은 맛과 경험 중심 소비가 강해 브랜드 충성도를 확보하기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양사의 엇갈린 행보는 동일한 시장 환경에서도 채널 구조와 수익성에 대한 해석 차이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롯데칠성은 외식 경기 침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효율 중심 전략을 택했고 오비맥주는 생맥주 채널에서 브랜드 영향력을 다시 키우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생맥주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지면서 향후 실적 흐름에서도 차이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외식 시장 부진이 생맥주 사업의 수익성을 약하게 만드는 구조인 만큼 맥주 부문 전략이 갈리는 상황"이라며 "향후 소비 흐름에 따라 어느 쪽 전략이 힘을 받을지가 시장의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