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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바뀐 ‘처음처럼 순하리’···레시피 변경 진의는 따로 있다?

맛 바뀐 ‘처음처럼 순하리’···레시피 변경 진의는 따로 있다?

등록 2015.06.30 18:44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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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류식 소주’ 첨가량 미세해 원가절감 효과 크게 없어
주문 밀려들자 대량 생산에 용이한 ‘희석식 소주’로 바꿔

순하리 처음처럼. 사진=롯데주류 제공순하리 처음처럼. 사진=롯데주류 제공


출시 100일만에 4000만병 판매를 돌파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롯데주류의 ‘처음처럼 순하리(이하 순하리)’의 레시피가 변경돼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각종 온라인과 SNS상에서 순하리의 ‘맛이 달라졌다’는 소비자들의 원성이 결국 이슈가 된 것이다.

출시 초기 순하리에 포함됐던 ‘증류식 소주’와 아미노산 중 하나인 ‘글리신’과 ‘아르기닌’ 등 몇 가지 원재료가 현재 생산되고 있는 순하리에는 빠진 것을 두고 네티즌들의 의혹 제기가 있었다.

이를 두고 일부 소비자들은 제조사인 롯데주류가 비용절감 등을 이유로 원재료를 뺀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실제로 순하리의 레시피는 변경됐다. 출시 초반 제품 원재료란에 표기됐던 ‘증류식 소주(쌀:국산 100%)’ 부분은 현재 삭제된 상황이다.

하지만 당시 롯데주류는 “순하리에 증류식소주는 전체의 0.015%만 첨가돼 비용 절감의 효과는 크게 없다”며 “출시 후 소비자 반응을 분석한 결과 더 좋은 맛을 찾아내기 위해 레시피를 바꾼 것”이라고 못박았다.

소주 특유의 맛이 부족하다는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해 증류식 방식을 기존의 소주 방식인 희석식으로 바꾸고 아미노산 등의 재료를 뺐다는 것이 롯데 측 설명이다.

하지만 소비자와 주류업계 관계자들은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의 레시피를 사전 고지 없이 변경한 것에 대해 계속해서 의구심을 제기했다.

이에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롯데주류의 원재료 변경이 비용 절감 차원이 아닌 대량 생산 체제에 발맞춰 물량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하기 위한 대안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출시 초기 순하리의 열풍을 예상하지 못했던 롯데주류로서는 증류식으로도 물량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엄청난 인기를 끌며 판매량이 늘자 시간이 걸리는 증류식으로는 물량 공급 한계에 봉착했던 것 같다”며 “물량을 맞추기 위해 대량 생산에 유리한 희석식으로 바꾼 것이 레시피 변경의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류식 소주는 발효된 술을 끓여 증류를 거친 알코올을 모아 냉각시켜 만드는 전통방식의 공법이다. 알코올 향이 진하고 맛이랑 풍미가 좋다는 장점이 있지만 희석식 소주에 비해 생산량과 시간이 많이 걸리는 단점이 있다.

희석식 소주는 알코올 원액에 타피오카나 고구마 등을 발화시켜 정제한 주정에 물과 조미료, 향료 등을 섞어서 만들기 때문에 대량 생산에 용이하다. 현재 생산 중인 하이트진로의 ‘참이슬’과 롯데주류의 ‘처음처럼’ 등 흔히 마시는 소주가 희석식 소주다.

실제 롯데주류는 순하리를 만들기 위해 기존의 ‘처음처럼’ 공정 라인을 세우고 세척한 후 순하리를 생산했고 이후 이 라인을 또 다시 세척한 뒤 ‘처음처럼’을 만들어 출시 초기 물량 수급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이번 레시피 변경은 원가 절감 보다는 공정을 줄여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주류 관계자는 “증류식 소주와 아미노산류는 극소량이지만 공정상 단계가 빠져 결과론적으로 대량생산하는데 이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항간에 떠돌았던 원가 절감 차원은 아니고 소비자에게 더 좋은 맛의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내린 결론이니 만큼 레시피를 다시 복구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

뉴스웨이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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