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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올림측 유족 “조정안 대신 삼성과 직접 대화하겠다”

반올림측 유족 “조정안 대신 삼성과 직접 대화하겠다”

등록 2015.08.09 18:57

이선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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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기·김시녀씨 ‘삼성 직업병’ 권고안 반대···조정위 추가 조정 난항 예상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 직업병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문제와 관련해 협상의 한 주체인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교섭단 대표들이 조정위원회의 권고안을 거부하고 삼성전자와 직접 협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9일 반올림 인터넷 카페 게시판에는 “황상기, 김시녀는 7월 23일 조정위원회에서 보상권고안을 낸 것을 거부합니다”라는 글이 게시됐다.

황씨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 일하다 2007년 백혈병으로 숨진 황유미씨의 아버지, 김씨는 뇌종양으로 투병 중인 한혜경씨의 어머니로, 이들은 그동안 반올림과 함께 직업병 보상협상을 진행해왔다.

이들은 "피해자의 마음을 담지 못한 조정안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삼성은 피해자 노동력 상실분을 충분히 반영한 협상안을 마련해 피해자와 직접 대화에 임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협상의 다른 당사자인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에 이어 반올림 내 유족·피해자 대표 2명도 조정안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추가 조정이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는 8년 전 황씨가 사망한 딸을 대신해 근로복지공단 산업재해 신청을 하는 등 피해보상을 요구하면서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당초 삼성전자와 유족 및 피해자 대표 8명이 포함된 반올림 간 양자 협상으로 진행돼왔으나 보상 문제를 먼저 논의하자는 삼성전자의 제안을 받아들인 6명이 지난해 9월 가족대책위를 구성, 협상은 3자 구도로 이뤄졌다.

이후 이들의 교섭을 중재할 조정위가 꾸려졌고 조정위는 지난달 23일 삼성전자가 1000억원을 기부해 공익재단을 설립, 피해자에 대한 보상과 예방 및 재발방지 대책 등을 마련해 실행하라는 내용의 조정권고안을 내놨다.

이에 반올림은 대체로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가족대책위는 “공익법인을 설립하고 보상을 신청하라는 것은 아직도 많은 세월을 기다리라는 뜻”이라며 공익법인 설립을 비롯해 법인 발기인 구성, 보상 기준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바 있다.

삼성전자도 공익법인 설립 대신 1000억원을 사내 기금으로 조성해 신속히 보상하고, 상주 협력사 퇴직자도 자사 퇴직자와 같은 기준을 적용해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한 조정위는 오는 17∼21일 이들과 비공개회의를 여는 등 후속 조정에 들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조정안의 핵심인 법인 설립을 통한 보상안에 유족과 피해자들이 모두 반대입장을 보인 상황이기에 추가 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선율 기자 lsy0117@

뉴스웨이 이선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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