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남녀도 버려지는 아내도 그리고 그 집안의 가족들도. 그 누구도 이해불가 캐릭터들의 향연 ‘애인있어요’가 막장 보다 더 막장스러운 전개를 펼치고 있다.
지난 13일 방송된 SBS 주말특별기획 ‘애인있어요’(극본 배유미, 연출 최문석, 제작 아이윌미디어) 8회에서 갑작스러운 연구실 폭발사고로 오해를 사 궁지로 내몰리는 도해강(김현주 분)과 주변 인물들의 상황이 숨 가쁘게 전개됐다.
이날 진언(지진희 분)이 있던 연구실에선 폭발사고가 일어났고, 설리(박한별 분)는 목숨을 바쳐 그를 구해냈다. 하지만 해강은 진언이 연구실에 없을 거라는 판단하에 그에게 전화를 걸었고, 진리(백지원 분)는 이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진언의 모친인 세희(나영희 분)에게 보여줬다.
이에 세희는 병원으로 달려가 해강의 뺨을 때리며 “어떻게 진언이가 죽어 가는데 전화를 할 수 있느냐”고 분개했다. 그리고 해강을 병실에서 쫓아냈다. 뒤늦게 진리가 세희에게 연락을 했음을 알게 된 해강은 독기 어린 모습으로 진리와 맞섰다. 하지만 이미 판세는 설리에게 기울어진 뒤였다.
사고 후 깨어난 설리는 진언에게로 향하다 자신을 막아서는 해강에게 “남의 꺼 훔쳤다고 생각 안 한다. 사랑이 그냥 제게 와준 것 뿐”이라고 했다. 해강이 “그래 봤자 불륜”이라고 하자 설리는 더 당당히 “불륜이 뭐냐. 사랑해선 안 되는 사랑? 사랑하는데 사랑하지 않는 사람 그게 불륜이다.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하겠다. 세상의 시선보다 사랑하는 사람의 시선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고는 진언에게로 향했다.
의식을 회복한 진언은 자신을 여보라 부르는 해강에게 “그렇게 부르지 마”라고 한 뒤 “한 번도 너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다. 하지만 이제는 지쳤다. 이젠 더 이상 널 신경 쓰지 않고 살 자신이 생겼다”며 이혼을 요구했다.
고개를 돌린 진언에 충격을 받은 해강은 그렇게 힘없이 병실을 나왔고, 진언 역시 그런 해강에 가슴 아픈 눈물을 흘렸다.
두 사람을 이혼시키기로 마음을 굳힌 세희는 이후 집으로 해강을 불러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으라 했다. 해강은 완강히 버티다 시아버지 만호(독고영재 분)에게 “그 이 사랑한다. 기다리겠다”며 이혼만은 절대 안 된다고 애원했다. 그 때 진언이 만호에게로 와 무릎을 꿇고는 “회사로 들어가겠다”고 말한 뒤 해강이 안 보이게 치워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큰 충격을 받은 해강은 스스로 이혼 서류에 지장을 찍고는 집을 나왔다. 그토록 지키려고 노력했던 사랑이 처참히 박살이 난 가운데 상처 입은 해강은 갈 길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한 순간에 벼랑으로 내몰린 해강에 시청자들은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는 동시에 해강의 상실감을 몰입감 있게 연기해낸 김현주에 호평을 보냈다.
또 지금까지와는 달리 해강을 진심으로 사랑했던 진언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며 그들의 깨져 버린 사랑이 아쉽다는 반응도 덧붙였다. 하지만 이날 방송 말미 공개된 예고편에서 해강은 다시 한 번 설리에게 독설을 하며 앞으로 더 긴장감 넘치는 상황이 전개될 것을 예고했다.
‘애인있어요’는 기억을 잃은 여자가 죽도록 증오했던 남편과 다시 사랑에 빠지는 동화 같은 사랑과 절망의 끝에서 운명적으로 재회한 극과 극 쌍둥이 자매의 파란만장 인생 리셋 스토리를 담은 드라마다.
극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캐터와 스토리의 구성이 강렬할 수 있다. 하지만 불륜도 사랑이라며 뻔뻔스럽게 구는 박한별과 이혼해 달라고 징징거리는 지진희 그리고 사랑인지 돈인지 중간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김현주를 비롯한 등장인물 대부분이 도무지 상식이하의 행동으로 함으로써 몰입도를 점점 더 떨어트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제작진은 배유미 작가 특유의 탄탄한 필력과 섬세한 연출, 숨 쉴 틈 없는 파격 전개, 김현주 지진희 박한별 이규한 등 구멍 하나 없이 완벽한 배우들이 열연하고 있다고 소개하지만 상식이하, 이해불가 전개와 캐릭터의 향연이라면 아무리 좋은 대본과 배우라도 어찌할 수 없지 않을까 싶다. ‘애인있어요’는 매주 토, 일 오후 방송된다.
홍미경 기자 mkhong@
뉴스웨이 홍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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