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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뽑은 천정배, ‘호남정치 복원’ 험로 예고

칼 뽑은 천정배, ‘호남정치 복원’ 험로 예고

등록 2015.09.20 21:00

수정 2015.09.20 21:02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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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은 인재영입···정체성·확장성도 애매“과거엔 급진성향, 현재는 중도지향” 지적도

천정배 무소속 의원. 사진=천정배 의원실 제공천정배 무소속 의원. 사진=천정배 의원실 제공



새정치민주연합을 떠나 ‘홀로서기’에 성공한 천정배 무소속 의원이 본격적인 정치세력화에 돌입했다. 지난 4월 여의도에 재입성한 지 5개월여 만에 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야권 분화의 시발점이 될 것이란 기대감도 있지만 그를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각은 대체로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천정배 의원은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혁적 국민정당’의 창당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을 ‘패거리 정치’로 규정한 그는 풍요롭고 공정한 대한민국을 기치로 내세웠다.

하지만 출발부터 기대보다는 우려가 더 앞서는 모양새다. 새로이 ‘데뷔’하는 신당으로서 정체성과 확장성 등을 드러낼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함에도 이날 회견에는 염동연·이철 등 전직 의원 몇 명 외에는 이렇다 할 인사들이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7월 유출된 천 의원의 신당 창당 계획안으로 보이는 문건에는 9월까지 현역 의원 5명을 영입해 창당준비위원회를 결성, 11월까지 전국정당화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 담겨있었다. 하지만 이날 천 의원은 창준위 구성을 12월, 창당을 내년 1월로 늦춰 잡았다.

인재 영입 작업이 아직까지는 쉽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천 의원도 이날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은 인물에 대한 탐색단계였고 제가 신당에 대한 의지를 공개적으로 분명히 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해주기를 기대하고 호소한다”고 말한 것은 이를 나타내주는 대목이다.

탈당 의사를 밝힌 박주선 의원과 당 외곽에 머물고 있는 정동영 전 의원, 박준영 전 전남지사 등 거물급 인사들에 대해서도 천 의원은 “개혁적 가치와 비전, 용기를 갖춘 분들이라면 기성정치인들이라고 배제할 이유는 없다”고만 밝혀 영입이 여의치 않은 상황임을 어느 정도 시인했다.

안철수 전 새정치연합 공동대표와의 연대설도 무위로 그치는 모양새다. 지난 9일 한 차례 회동했던 천 의원과 안 전 대표는 지금의 새정치연합 혁신으로는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법론에서는 미묘한 차이를 확인했다. 결국 천 의원이 신당 창당이라는 결정을 내리면서, 당내에서의 분위기 반전을 꾀했던 안 전 대표와 조금은 거리가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천 의원이 밝힌 ‘국민적 개혁정당’의 방향과 과거 자신이 보였던 노선이 적잖은 차이를 보인다는 지적도 있다. 이날 천 의원은 “좌우 양극단의 원리주의는 배격하고 온건한 진보와 합리적 보수를 아우르며 다양한 입장을 조화롭게 융합하는 ‘중용’의 길을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천 의원은 참여정부 당시 상당히 급진적인 성향을 가진 인사로 평가받았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반대해 25일 동안이나 단식 투쟁을 벌였고, 국가보안법 폐지에 강한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이 같은 과거 행적은 앞으로 천 의원의 창당 과정에서부터 자칫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결국 천 의원이 이끄는 신당의 정체성을 융합적 ‘중용’으로 설정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과거와 다른 면모를 선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여권의 한 당직자는 “과거 안철수 전 대표도 송호창 의원 한 명을 영입하는 데 그쳤다”며 “천 의원의 신당은 호남을 기반으로 하지만 새정치연합을 견제할 수준이 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창희 기자 allnew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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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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