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부터 현금 3000만원 기본예탁금 조기 시행투자 과열 지속 땐 개인별 투자한도·투자요건 추가 강화정치권도 "진입 문턱 높여야"···시장 안정 공감대 확산
금융당국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규제를 한층 강화한다. 오는 31일부터 현금 3000만원 기본예탁금 제도를 조기 시행하는 데 이어 투자 과열이 이어질 경우 개인별 투자한도 설정과 투자요건 추가 상향까지 검토하기로 했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상장폐지나 레버리지 배수 축소 같은 초강수 조치보다는 투자 진입 문턱을 단계적으로 높여나가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28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금융투자업권과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보완방안의 추진 상황과 추가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이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해외시장에서 이미 활발히 거래되고 있었고 국내 투자자의 해외 투자도 빠르게 늘고 있었던 만큼 해외로 향하던 투자 수요를 국내 규율체계 안에서 관리할 필요가 있었다"며 "신용·미수거래 금지와 사전교육, 기본예탁금 등 투자자 보호장치를 마련해 해외 투자 수요를 국내 시장으로 흡수·관리하고자 했다"고 운을 뗐다.
이 위원장은 지난 5월 27일 상품 출시 이후 해외 상장 유사상품으로 향하던 투자 수요를 흡수하는 효과는 있었지만 반도체 업종 변동성이 확대된 시기와 맞물리며 투자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했고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지난 16일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에 초점을 맞춘 보완대책을 발표했고 후속 조치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보완대책에 따라 신규 상품 상장과 광고는 이미 잠정 중단됐다. 현금 3000만원 기본예탁금은 오는 31일부터 조기 시행되며 최소 매매단위 확대도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시행하는 방안을 업계와 협의 중이다. 사례 중심 교육을 1시간 추가하고 평가를 강화한 사전교육도 조속히 시행하며 괴리율 관리 강화는 다음 달 19일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이번 대책 이후에도 투자 수요가 충분히 진정되지 않을 경우 추가 규제도 예고했다. 정부는 기본예탁금 강화 등의 정책 효과를 면밀히 점검한 뒤 필요하면 투자요건을 추가로 높이고 개인별 투자한도를 설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주기적 재교육과 모의거래 도입, 선행 투자경험 요건 신설, 금융투자상품 총 투자금액의 일정 비율 이내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투자를 제한하는 총량 관리 방안도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업계를 중심으로 시장 운영 방식 개선도 추진된다. 이 위원장은 자산운용업계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리밸런싱이 장 마감 직전에 집중될 경우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며 리밸런싱 시점을 분산해 줄 것을 당부했다. 시장 운영 과정에서도 보다 적극적인 안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이 위원장의 생각이다.
정치권도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에 발을 맞추는 모습이다. 전날 더불어민주당 K-자본시장특별위원회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관계자들과 가진 비공개 간담회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상장폐지하거나 레버리지 배수를 조정하기보다 금융당국이 발표한 보완대책의 효과를 먼저 확인한 뒤 필요하면 추가 규제를 검토하는 방향에 공감대가 형성됐다. 변동성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을 경우에는 예탁금을 5000만원으로 늘리는 방식의 추가 대책도 검토할 예정이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본예탁금을 3000만원으로 높이면 계좌 수는 10분의 1 수준으로 줄고 거래량도 약 6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선 시행 효과를 확인한 뒤 필요하면 예탁금을 추가로 높이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상장폐지를 논의하는 것은 오히려 시장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는 만큼 상품성을 낮춰 변동성을 줄이는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K-자본시장특별위원회 위원장도 최근 거론됐던 '1.5배 레버리지' 축소 방안에 대해 "현재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 대책의 효과를 먼저 확인한 뒤 추가 대책 필요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특위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ETF'로 설명하지 않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ETF는 본래 분산투자를 전제로 한 상장지수펀드인 만큼 단일종목 고위험 상품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금융당국과 정치권은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상품의 성격과 투자 규율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 논의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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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pkb@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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