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가처분 신청’ 심리서 결론 미뤄···판결이 주총 향방 좌우할 듯
쌍용양회 매각을 놓고 채권단과 2대주주인 태평양시멘트가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달 8일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법원은 태평양시멘트가 쌍용양회 채권단을 상대로 제기한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신청에서 판단을 미뤘고 일주일이 지나도록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쌍용양회 지분 32.36%를 보유한 태평양시멘트는 지난 9월 산업은행 등 채권단(지분율 46.83%)이 임시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가처분 신청을 낸 바 있다. 지난달 18일 진행된 첫번째 심리에서 법원은 결론을 내지 못하고 당사자들에게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법원은 별도의 심문 없이 결론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쌍용양회는 첫 심리를 마친 이틀 뒤인 지난달 23일 공시를 통해 주주총회 소집 공고를 냈다. 이는 주총을 강행하겠다는 채권단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단은 이번 임시주총을 통해 이사 수를 14명으로 늘리고 사내이사 및 사외이사 등 총 5명을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할 계획이다. 이사진을 우호세력으로 꾸림으로써 공개 매각에 속도를 내겠다는 목적에서다.
이에 태평양시멘트 측은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법적 조치를 취하고 나섰다. 아울러 자신들이 채권단 보유 지분의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다는 것에 대한 지위 확인을 요구하는 본안 소송도 함께 제기했다.
우선매수권 관련 소송은 장기화 될 수 있지만 임시 주주총회 의결권에 대한 가처분 신청은 주총이 예정된 10월8일 이전에 법원의 판결이 나올 전망이다. 다만 양측은 아직 법원으로부터 정확한 내용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법원이 앞선 두 차례의 심리에서 판결을 미뤘던 이력이 있어 이번에도 어느 한편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법원은 지난 8월 채권단이 제기했던 임시주총 소집 허가 여부에 대한 심리에서도 결론을 보류했다.
만일 법원의 판결 없이 주주총회가 진행된다면 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되면서 양측의 분쟁은 사실상 채권단의 승리로 끝나게 된다.
반면 법원이 태평양시멘트의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번 가처분신청의 핵심은 주총에서 채권단이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때문에 주총을 예정대로 진행하더라도 채권단이 손을 쓰지 못하는 한 안건은 자연스럽게 폐기될 수 밖에 없다.
이에 양측에서는 다음주 열릴 주주총회를 대비하는 한편 조만간 내려질 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쌍용양회 채권단은 회사가 기업개선작업을 졸업하던 지난 2005년 당시 최대주주였던 태평양시멘트에 경영권과 함께 우선매수권을 부여했다.
이후 지난해 9월부터 매각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지만 태평양시멘트에서 지분 인수의사를 밝히지 않으면서 채권단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기 시작했다. 지난 3월 이후 이뤄진 양측의 협상도 지지부진했다.
결국 채권단은 공개 매각을 강행하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제안했으며 이에 반발한 태평양시멘트는 법적 소송을 내기에 이르렀다.
차재서 기자 sia0413@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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