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양회’···연내 공개매각 가능성 ↑

채권단, 공개매각 전환 절차 착수···“태평양시멘트 우선매수권 이미 실효성 없다” 판단

동양시멘트 본 입찰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업계 1위’ 쌍용양회도 결국 공개 매각의 길을 걷게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신한은행·서울보증보험·한앤컴퍼니 등으로 구성된 쌍용양회 채권단은 공개매각을 준비 중이다.

채권단은 지난 16일 이사회를 열고 이사진 교체를 위한 임시 주주총회 개최를 논의했다. 하지만 일부 이사의 반대로 합의에 실패하면서 법원에 임시 주총 소집을 신청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채권단이 2대 주주인 태평양시멘트와의 협상을 중단하고 공개매각으로 전환하기 위한 행보를 밟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쌍용양회 지분은 채권단이 46.83%를, 태평양시멘트가 32.36%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채권단은 쌍용양회가 기업개선작업을 졸업한 지난 2005년 당시 최대주주였던 태평양시멘트에 경영권을 주는 대신 채권단 지분을 우선 매수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이에 지난해 10월 채권단이 쌍용양회 매각을 추진하면서 태평양시멘트에도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물었지만 태평양시멘트 측이 정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매각이 장기간 지연됐고 양 측의 갈등으로 이어졌다.

올 3월 정기 주총을 앞두고 태평양시멘트가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겠다는 의견을 표시하며 급한 불은 껐지만 여전히 결론을 내지 못했다.

채권단은 태평양시멘트가 이미 우선매수권을 상실했다고 판단하고 공개입찰로 전환해 매각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태평양시멘트가 이의를 제기한다면 법적 분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태평양시멘트는 채권단이 보유지분을 모두 매각하면 경영권을 잃게 되는 것은 물론 그간 투자한 자금도 회수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 더욱이 채권단에 보유지분을 함께 팔아달라고 요구할 동반매도권도 갖고 있지 않다. 결국 법원의 판단이 쌍용양회의 향방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만일 쌍용양회가 올해 안에 공개 매각으로 돌아선다면 흥행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여부에도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매각을 진행 중인 동양시멘트의 경우 지난 6월 이뤄진 예비입찰에만 시멘트와 레미콘, 건설업계 등에서 총 9곳이 참여했으며 본 입찰을 앞둔 현재 7곳이 인수적격자로 선정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특히 쌍용양회는 점유율 20.05%(2013년 기준)로 1위에 올라있다. 인수에 성공할 경우 단숨에 상위권으로 도약하면서 업계의 지각변동을 기대할 수 있다. 때문에 동양시멘트 인수전에서 탈락하는 업체들이 또 한 번 기회를 노려볼만 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밖에도 쌍용양회가 차입금 줄이기에 꾸준히 신경을 기울여왔기 때문에 그간 매각의 큰 걸림돌로 꼽혀온 재무구조도 어느 정도 개선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쌍용양회와 함께 매물로 나온 동양시멘트는 이달 새 주인의 윤곽이 드러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법과 매각주간사 삼정KPMG는 이달 22일 본 입찰 제안서를 접수하고 24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며 늦어도 8월말까지는 본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차재서 기자 sia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