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매달 900억 달러 이상 무역규모 달성해야 가능
중국 경기둔화-세계 무역 증가율 둔화에 韓 타격 커 ‘무역 1조 달러’ 어려울 것
5년간 이어가던 우리나라의 무역 1조 달러 달성이 올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전망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최근 중국은 경기 둔화로 수출과 수입이 급감하고 있고, 신흥국 등에 대한 경기회복이 미약해지면서 우리나라 수출산업은 큰 타격을 입었다. 정부의 수출기업 지원정책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9월 우리나라 수출은 435억700만 달러를 기록, 전년 동기대비 8.3% 감소했고, 수입도 345억6400만 달러로 21.8%감소했다. 3분기 수출액은 1300억 달러에 미치지 못해 2010년 4분기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 ‘무역 1조 달러’ 달성 위해 4분기 매달 900억 달러 무역 해내야
9월 우리나라는 무역수지 89억 달러 흑자를 기록해 44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지만, 수출 감소보다 수입 감소폭이 커 ‘불황형 흑자’의 그늘이 깊어지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최대 감소폭을 보였던 8월(-14.7%)보다는 다소 나아졌지만, 올해 1월부터 9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나지 못했다.
3분기까지 누적 무역액은 약 7279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정도 줄었다. 남은 4분기 동안 매달 900억 달러 이상의 무역을 해 내야 무역 1조 달러 달성이 가능한 셈이다.
작년 4분기 무역액은 2770억 달러 정도지만, 올해 4분기는 작년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이 올해 세계 무역 증가율은 1%대에 그치고 우리나라 수출이 작년보다 4~6%정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우리나라가 ‘무역 1조 달러 클럽’에 들어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우리나라는 2011년 1조796억 달러를 기록해 처음으로 무역 1조 달러를 넘어선 뒤, 2012년 1조675억 달러, 2013년 1조752억 달러, 2014년 1조982억 달러 등 줄곧 1조 달러 이상의 교역규모를 유지해 왔다.
◇ 수출부진 극복 위한 정부정책도 허사···中 대체시장 찾아야 한다는 주장도
우리나라의 높은 수출의존도를 감안할 때 4분기 수출은 중국 경기 및 국제유가 등 세계 경제 흐름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 경기가 우리나라 향후 수출산업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지만, 현재 중국발(發) 수출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출에 대한 기대감도 긍정적이지 못하다.
중국의 9월 수출은 1조3000억 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감소했고, 수입은 17.7%나 줄어든 9240억 위안이다. 수입 감소폭은 전달(-13.8%)보다 커졌다. 9월까지의 수출입 누계 총액은 17조8700억 위안으로 7.9% 떨어졌다.
1년 가까이 지속되는 중국의 수출둔화와 수입 감소는 중국의 성장 둔화 주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중국이 최대 교역국인 우리나라에게 중국의 수입 감소는 타격이 크다.
우리나라의 수출 부진이 이어지면서 올해 ‘무역 1조 달러’에 발을 들여놓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현실화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눈높이도 낮아지고 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로 예상했다. 작년 10월 4%와 비교해 1.3%포인트나 낮춘 것이다. 이미 해외 금융기관들은 2%대 초반을 제시하고 있다. 국내 경제연구원들도 앞다투어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을 2%대 초중반으로 예측하고 있다.
수출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도 제대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7월 수출기업을 지원하고 투자를 앞당겨 시행하는 등의 방법으로 116조원을 투입하는 대책을 내 놓았다. 하지만, 8월 수출은 금융위기 이후 6년 만에 최대 낙폭(-14.7%)을 기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9월 현재 무역수지는 663억 달러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며 “1조 달러 달성의 가능성 여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지만, 10월까지 상황을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넥스트 차이나(Next China)’ 전략을 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우리나라 수출 4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GDP가 1%떨어지면 우리나라 성장률은 0.17%포인트 내려갈 정도로 중국경제와 우리경제는 밀접성이 높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최근 대중 수출 여건 악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아세안(ASEAN), 인도, 중동 등 중국을 대체할 새로운 시장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2020년 중국 중산층 인구가 6억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우리 기업이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에서 ‘메이드 포 차이나(Made for China)’로 변화해 시장을 공략하라고 주문했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뉴스웨이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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