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연장이 더 걱정”···2013년 해외 손실 경험 다시 떠올려
“(사우디아라비아 발주처 대금지급 지연도 우려지만)공기연장이 더 우려스럽다. 공기가 늘어지면 인건비, 관리비, 금융비용 부담 등이 가중된다. (대금지금 지연의 경우) 즉각 대응할 방법이 없다는 점도 걱정이다.” (건설사 관계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저유가에 따른 재정악화로 한국 건설사들이 초비상 상태에 빠졌다. 사우디가 정부 인프라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건설업체들에게 대금지급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건설업계에선 대금지급 뿐만 아니라 공기지연에 따른 비용증가 등 해외공사 현장부실화에 따른 경영 실적악화까지 염려하고 있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사우디는 올해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재정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IMF에 따르면 올해 사우디의 재정적자는 4000억리얄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경제전문 통신 블룸버그는 지난 19일(현지시각) 사우디 정부가 발주한 도로, 항 만 공사대금을 최저 6개월가량 미뤘다가 지급하는 사례가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유가가 떨어지면서 재정 수입의 80% 가량을 원유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사우디가 국고를 지키기 위해 공사비 지급까지 미루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국 건설사들에도 불똥이 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해외건설종합 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사우디에서 올린 수주 실적은 31억7815만4000달러(7월 기준 )에 달한다. 이는 중동지역에서 쿠웨이트(48억5907만1000달러) 다음으로 높은 금액이다.
건설사별로 보면 현대건설이 3곳에서 프로젝트를 따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실제 1억2622만8000달러 규모의 리야드 지역 송전선 공사를 비롯해 얀부시 변전소 공사(1억3156만7000달러), 두바-타북-마다인 발전소 연결 송전선(8153만달러) 등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모두 사우디전력회사가 발주한 프로젝트다.
포스코건설은 총 3억8290만5000달러 규모의 사우디 아람코 황이송 설비 공사를 수주해 진행중이다. 발주처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기업인 사우디 아람코다.
기존 대형 프로젝트들도 상당수다.
대림산업은 쇼아이바 2 복합화력발전소와 얀부 수출 정유공장 프로젝트 가솔린 PKG(EPC-3) 등 모두 11건, 59억8080만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물산도 리야드 메트로 등 4건(57억4134만 달러), SK건설은 얀부 수출 정유소 프로젝트 Crude PKG(EPC-2) 등 7건(48억7754만 달러)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GS건설(3건, 24억2230만 달러), 대우건설(1건, 5억2000만 달러) 등 주요 건설사들도 사우디에 포진해 있다.
건설업계에선 발주량 감소 뿐 아니라 기존 진행 프로젝트에도 영향을 미치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점에 주목한다. 공기 지연 등으로 공사비 부담이 가중돼 사우디 주요 건설 프로젝트의 부실화에 따른 실적 악화까지 염려해야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는 까닭이다.
저유가 타격에 줄어든 발주 규모를 더 큰 문제로 보기도 한다. 최근 사우디는 기업들에 플랜트 공장 발주를 늦추라고 권고하고 있다.
저유가 기조가 길어질 경우 국내 건설사들이 수익성을 개선하기 힘들어지는 것도 문제다. 수익성을 개선하려면 공사 내용을 변경해 추가 공사비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발주처 사정이 녹록지 않을 경우 공사 변경이 쉽지 않아지기 때문이다.
김성배 기자 ksb@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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