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 등 대외 리스크 대비 어려워시공금융 등 국내변수 보강 선행해야
이렇듯 올해 들어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 시장에서 맥을 못 추고 있는 진짜 이유가 뭘까.
업계에서는 저유가와 유로·엔화 약세, 해외사업 리스크에 따른 선별 수주 등의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들 변수는 대부분 대외적인 요인들. 즉, 우리 힘으론 어찌할 수 없는 나라 밖 요인이다. 때문에 대외 변수가 아닌 대내 리스크에 관심을 더 기울일 필요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시공사 금융’의 확대다. 국내 건설사들은 해외에서 대부분 도급방식으로 공사를 수주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해외건설 시장의 패러다임이 시공사가 금융사를 끼고 공사자금 대출까지 조달해오는 시공사 금융 방식으로 바뀌고 있어 이에 뒤쳐진 국내 건설사들이 맥을 못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저유가 기조가 계속되면서 중동 등 주요 산유국 발주처들이 시공자 금융 방식을 확대하고 있어 심각성은 더해지고 있다. 금융 조달 방식에 취약한 국내건설사들의 먹거리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해건협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시공자 금융 공사 수주는 지난해 69억400만달러로 1년 동안 36%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사의 파이낸싱 등을 통한 수주가 절실한 상황인데도 거의 손을 놓고 형국인 셈이다.
걸림돌 요인은 또 있다. 건설사 입찰 담합에 따른 정부의 제재가 그것이다. 해외 건설업체들과 피튀기는 경쟁을 하고 있는 국내 건설사들이 국내에서 저지른 공사 담합이 경쟁사나 관련 브로커 등을 통해 해외 발주처에 알려지면서 신뢰성에 타격을 입는 등 해외수주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실제로 동티모르 정부는 지난 5월 해외건설 발주 전 국내 건설사들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석유광업자원부 소속 공무원으로 구성된 조사단을 국토교통부 등에 파견한 바 있다.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담합 등 범법행위로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조원에 이르는 공사 계약건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최근 주택경기 호황에 따른 국내수주 쏠림현상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눈 앞의 이익이 큰 주택사업에 치중하다보면 향후 주택 경기 하강기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주택 사업 등 국내 수주 비중 보다는 중남미나 아프리카, 아시아 등 성장성이 높은 해외건설 시장 개척에 미리 공을 들여야한다는 지적이다.
건설업계 한 민간연구위원은 “국가적 차원에서 공적 원조, 다른 산업의 해외 투자 등과 연계한 해외 진출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ksb@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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