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내 기업의 해외 인프라사업 참여를 지원하기 위한 대규모 펀드를 조성한다.
국토교통부는 한국 기업의 중·대형 외국 인프라사업 참여를 지원하기 위해 한국투자공사(KIC)와 함께 20억 달러(한화 2조3000억원) 규모의 코리아해외인프라펀드(KOIF)를 조성한다고 22일 밝혔다.
KOIF는 KIC에 맡긴 보유외환 50억 달러 중 20억 달러를 전용하게 된다.
국토부는 앞으로 3년간 우리 기업이 제안한 외국 사업 중 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 KOIF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미 검토 중인 사업이 40여개에 달한다.
국토부는 이날 KIC와 이런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국토부가 내놓은 제3차 해외건설진흥기본계획에 따르면 KOIF는 한국 기업이 사업개발·건설·시설운영·기자재 공급 등에 참여하는 외국 인프라개발사업을 대상으로 운영된다.
사업환경분석, 수요분석 등 국토부의 타당성 조사를 거친 사업을 대상으로 투자자문위원회가 추천하면 KIC가 투자를 결정하는 구조다.
국토부 해외건설정책과 관계자는 “투자자문위는 인프라 개발·투자 관련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다. KIC의 결정까지 투자 논의과정이 속도감 있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단기적으로 KOIF를 사업성이 검증된 10억 달러 미만의 소규모 인프라 사업에 투자하고 중·장기적으로 메가 프로젝트에 투자할 계획이다.
우선 안전 투자를 위해 기존 글로벌인프라펀드(GIF)가 투자를 결정한 사업에 함께 진출한 뒤 GIF가 소진되면 KOIF를 단독으로 운용할 방침이다.
GIF는 국내 건설사의 외국 인프라 사업을 돕기 위해 옛 국토해양부와 한국도로공사, 한국수자원공사 등 공공기관, 민간투자자가 함께 설립한 펀드다. 3500억원쯤으로 펀드 규모가 작고 내년까지 모두 소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KOIF는 기존에 1억~5억 달러 규모로 조성됐던 펀드와 달리 20억 달러 규모로 마련돼 우리 기업의 외국 중·대형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의 폭이 넓어졌다.
국토부는 KOIF가 핵심 투자자로 나서고 민간·정책금융 등과 공동투자할 경우 투자 규모가 100억~200억 달러로 10배 이상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 다자개발은행(MDB)과 공동투자 협약을 맺을 때 유리하게 협상할 수 있고, 계약 미이행, 몰수 등의 투자위험도 분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외환보유고 중 달러를 기반으로 조성되므로 원화 펀드와 달리 화폐교환 필요성이 없고 외국시장에서의 환율 변동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KOIF가 외국 시장에서의 우리 기업 금융조달 능력 강화와 국내 기관투자자의 외국 투자 역량 제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우리 해외건설이 기존 중동시장·플랜트·하도급 중심의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질적 성장으로 도약할 수 있게 지원체계를 재정비하고 진출 전략을 다양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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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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